산업 생활

CJ대한통운 '눈덩이 피해'… "재계약 않겠다" 고객이탈 심화에 글로벌 기업 이미지도 타격

수주 기회 상실로 매일 10억 손실

명분없는 파업이 ESG 하락 부추겨

증권사들 목표주가 26% 하향 조정








50일간 계속되고 있는 택배노조의 파업에 이어 본사 불법 점거로 국내외 물류의 주축으로 연 매출 11조 원에 달하는 CJ대한통운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택배 부문 현장에서는 기업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신뢰도 추락 등 무형의 손실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본사 불법 점거에 따른 손실은 하루에 약 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불법 점거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피해는 물론 잠재적 고객에 대한 수주 기회 상실 등이 포함된 비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의 파업 장기화에 이은 본사 불법 점거로 CJ대한통운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한 CJ대한통운 배송 차질 물량은 파업 초기 40만 개에서 대체 인력 투입과 물량 조절 등을 통해 현재 7만 건 정도”라며 “물량 감소로 인한 본사의 일 평균 피해 규모는 1억 원 안팎”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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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시작된 본사 불법 점거에 따른 손실 역시 하루 10억 원에 달하는데 회사 측은 직원들의 정신적 피해 등을 고려할 경우 손실액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느닷없이 일터를 빼앗긴 CJ대한통운 임직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한 직원은 “업무를 처리할 게 있지만 들어가지 못해 노트북 하나 들고 카페를 전전하고 있다”며 “사실상 제대로 된 업무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CJ대한통운은 본사 임직원이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회사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CJ대한통운 내부에서는 고객사 이탈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 등 소상공인 사이에서는 CJ대한통운과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실제 각종 쇼핑몰 공지사항에는 “CJ대한통운의 잦은 파업으로 택배사를 변경했다”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대로 택배사를 변경할 예정이니 조금만 양해해 달라”는 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에 CJ대한통운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이날 CJ대한통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62% 하락한 11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사들은 CJ대한통운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목표 주가를 기존 19만 원에서 14만 원으로 26.3% 낮추고 “배송 차질로 인한 물량 감소와 파업 사태 봉합 이후 이탈 고객을 수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이미지 타격도 문제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4대 평가 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로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급 ‘BBB’를 받았다. 2019년 최하 단계인 CCC를 거쳐 2020년 BB로 상승한 뒤 한 단계 더 올라간 것이지만 여전히 하위 24%에 속한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노조가 파업을 진행할 때마다 CJ대한통운의 ESG 지수가 곤두박질쳐왔다”며 “휠소터 설치 등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음에도 택배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이 CJ대한통운의 ESG 평가를 끌어내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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