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2년 노메달 끊었다…男 쇼트트랙 5000m 계주 은메달

대한민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선수들이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5000m 계주 결승에서 은메달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대한민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선수들이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5000m 계주 결승에서 은메달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남자 계주가 12년 만에 올림픽 시상대 한 자리를 탈환했다.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는 까마득한 동생들과 함께 은빛 질주를 합작하며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멋지게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16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선에서 6분 41초 69의 기록과 함께 캐나다(6분 41초 25)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3위는 이탈리아.

한국 남자 대표팀의 올림픽 계주 메달은 2010 밴쿠버 대회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2014 소치에서는 7위, 2018 평창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평창에서 헝가리·중국·캐나다가 금·은·동메달이었다. 한국은 2006 토리노 대회 우승 이후 16년 만의 금메달도 노려봤지만 남자 계주 최강 캐나다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토리노 때는 빅토르 안(당시 안현수)과 이호석 등이 팀을 이끌었다.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일정은 이날로 끝났다. 한국 쇼트트랙은 홈 팀 중국에 유리하게 적용된 논란의 판정 등 각종 악재 속에도 전통의 효자 종목으로서 자존심은 지켜냈다. 일부 주축 선수의 부상과 대표팀 간판이었던 심석희의 동료 비하·욕설 사건 등 내홍에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를 안고 출발했던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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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박장혁(24·스포츠토토), 곽윤기, 이준서(22·한국체대), 황대헌(23·강원도청) 순으로 4명이 45바퀴를 이어 달렸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캐나다·이탈리아·중국과 레이스를 벌였다. 보통 네 팀이 다투는데 중국이 끼여 다섯 팀이 경쟁했다. 중국은 준결선 때 넘어지는 과정에서 캐나다 선수와 신체 접촉 없이 스케이트 날끼리 부딪쳤는데 심판은 ‘어드밴스’를 줬다.

처음부터 1위로 치고 나간 한국은 18바퀴를 남길 때까지 선두를 지켰다. 이후 캐나다에 이은 2위로 자리를 바꿨고 중국이 3위에서 바짝 추격했다. 중국은 11바퀴를 남기고 넘어져 결선 진출국 중 최하위인 5위로 마감했다.

9바퀴를 남긴 시점에 박장혁이 캐나다와의 간격을 잘 좁혀 치열한 2파전 양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캐나다는 끝내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마지막 주자 곽윤기가 안전하게 2위로 골인 한 뒤 동료들의 손을 잡고 서로 격려했다.

올림픽 출전이 세 번인 베테랑이자 구독자 88만의 인기 유튜버이기도 한 곽윤기는 올림픽 은퇴 무대의 마지막 레이스에서 개인 두 번째 메달(밴쿠버 계주 은)을 가져갔다. 이번 대회 계주에만 출전한 그는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한편 석연치 않은 판정에는 강한 어조로 소신 발언을 이어가 내부 결속을 다졌다. 경기장 안에서는 장기인 인코스 추월로 제 몫을 해줬고 밖에서는 외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전통 놀이 콘텐츠로 유튜브에서 ‘대박’을 쳤다. 유튜브 영상을 통해 밝힌 “27년 스케이트의 라스트 댄스가 멋 나도록 열심히 달려보겠다”는 각오를 얼음 위에 고스란히 쏟아냈다.

1000m에서 어이없는 실격 판정을 받은 뒤 1500m에서 보란 듯 금메달을 땄던 황대헌은 대회 두 번째 메달을 손에 넣었다. 12년 만의 2관왕에는 아깝게 실패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올림픽 2관왕은 2010 밴쿠버 올림픽 이정수(1000·1500m) 이후 나오지 않았다.

대표팀 막내 이준서는 지독한 부상 불운을 훌훌 털었다. 그는 평창 올림픽 꿈을 키우다가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선발전에도 못 나갔던 선수다. 지난해 대표 선발전을 2위로 통과했는데 이번에는 발목 부상이 찾아와 월드컵 두 대회를 걸러야 했다. 박장혁은 이번 대회에서 다른 선수와 부딪치며 스케이트 날에 왼손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는데도 11바늘을 꿰매고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 “(팀에 도움만 된다면) 손을 또 다쳐도 괜찮다”는 결연한 의지로 결선에 나서 투혼의 레이스를 펼쳤다.


양준호 기자·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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