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역대 최고 실적 지방 삼총사…'디지털 DNA' 심고 퀀텀점프

■ 금융지주는 지금 디지털 전쟁 중<4·끝>

- 재도약 꿈꾸는 BNK·DGB·JB

금융지주 3사 "위기이자 기회로"

BNK, 화상 '디지털 데스크' 도입

DGB, 메타버스서 부동산 투자

JB는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 오픈


“파괴적인 혁신 서비스로 기존의 판을 뒤집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넷플릭스’는 우리에게 많은 인사이트(통찰)를 줍니다. 넷플릭스와 업종은 다르지만 늘 꿈꾸고 도전한다면 (우리에게도) 얼마든지 혁신의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BNK·DGB·JB 등 지방 금융지주 3사는 디지털 전환을 위기이자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된 비대면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한다면 서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겠지만 잘 활용한다면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재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총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발판 삼아 디지털 전환에 아낌없이 자원을 투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열린 2022년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BNK금융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열린 2022년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BNK금융




BNK금융은 지난해 디지털 채널 모바일 가입자 300만 명(307만 명) 고지를 돌파했다. 신용대출 중 비대면 비중은 지난 2020년 35%에서 2021년 76%로 높아졌고 높은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아 수도권 유치 고객도 2만 9698명으로 3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BNK금융은 “지속적인 모바일 사용자환경(UX) 개선과 개인화 마케팅 역량 강화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BNK금융은 올해 디지털 부문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BNK페이 도입 △프로세스 자동화 및 디지털 데스크 도입 △지능형 디지털 콘택트센터 구축 △개인 자산관리를 위한 최적 알고리즘 개발 등을 포함한 아홉 가지 주요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데스크는 고객이 화상으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담 창구다.

핵심 계열사인 부산은행은 상반기 조직 개편에서 은행장 직속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은행은 2016년 첫선을 보인 모바일 플랫폼 ‘썸뱅크’를 6년 만에 종료하고 하나의 ‘슈퍼 앱’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경남은행은 최근 기업가치 분석 전문 스타트업 호라이존테크놀로지와 손잡고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에서 상장기업의 비주얼리포트를 무료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탑재했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열린 새해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DGB금융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열린 새해 시무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DGB금융



DGB금융도 모바일 앱의 경쟁력 강화가 디지털 영업수익 증대로 연결되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대구은행의 IM뱅크 가입자는 122만 7000명으로 전년 대비 30.6% 급증했다. 지난해 말 비대면 원화 예수금은 1조 9522억 원, 비대면 원화 대출금은 1조 674억 원을 각각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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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은 디지털 역량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알고리즘 퀀트(데이터 기반 전략투자) 서비스인 젠포트를 운영해 약 10만 명의 고객을 끌어모은 뉴지스탁의 지분 74.03%를 인수했고 메타버스 플랫폼인 어스2에서 가상 부동산을 사들이기도 했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시무식 등 사내외 행사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여는 등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JB금융은 데이터 시대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새해 본격 서비스에 들어갔다. 초개인화된 지출 및 자산관리는 물론 지역화폐와의 연동 등으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사진 제공=JB금융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사진 제공=JB금융


JB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을 오픈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기술 기반의 데이터 허브 론칭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 네이티브인 Z세대들과 접촉면도 늘리고 있다. 전북은행은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디지털 금융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달 8일 본점 1층에 ‘금융에듀테인센터 JB플랫폼’을 개관했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 활발한 제휴를 통한 JB디지털 생태계도 조성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카카오뱅크·카카오엔터프라이즈·네이버파이낸셜과 협업하고 있다. 핀테크 업체인 한국신용데이터에 전략적 지분 투자 후 소상공인 대상 디지털 금융상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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