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측의 보험사기로 진료비를 과다 지급 받은 보험설계사에게 설계사 등록을 취소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1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보험사기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보험설계사의 등록을 취소한 것은 잘못됐다”고 최근 판결했다. 해당 소송은 A씨가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중 악성종양이 발견돼 항암치료를 받으며 발생했다. A씨는 병원에서 발급한 진료비 영수증 등을 보험사에 제출해 실손보험금 5,400여만 원을 받았는데 해당 병원이 일부 환자와 공모해 허위·과장 진료를 한 행위가 적발된 것이다. 검찰은 A씨 역시 진료비 영수증 액수가 부풀려진 것을 확인해 수사를 진행했고, 2017년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A씨가 보험사기와 관련 기소유예를 받게 되자 금융위원회는 보험업법에 근거해 A씨의 보험설계사 등록을 취소 조치했다. 보험사 역시 A씨를 대상으로 실손보험금을 돌려달라는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해당 소송에서 “A씨가 진료비 영수증이 부풀려진 사실을 알고도 보험금을 청구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보험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중앙행심위는 일련의 과정과 법원의 판결 등을 근거로 “A씨의 보험설계사 등록취소 처분은 위법·부당하다”고 결정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보험사기 행위는 엄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기소유예가 있었다고 기계적으로 처분할 것이 아니라 억울하게 처분받는 사례가 없도록 사실관계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