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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명품주?…빅테크주 담은 '럭셔리펀드' 수익률 추락

해외명품社 주가 두 자릿수 성장 속

국내 럭셔리 펀드는 한달 평균 -3%

"해외주식형과 비슷한 운용전략 탓"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보복 소비 증가에 따른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선전으로 ‘명품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럭셔리 펀드들은 설정 초기와는 달리 운용 전략이 변질된 탓에 저조한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르메스 등 세계 유명 브랜드뿐 아니라 미국의 빅테크주들을 대거 담은 탓에 최근 성장주 추락에 따른 수익률 부진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럭셔리 펀드 5종의 설정액은 총 550억 원으로 집계됐다. ‘NH-AmundiHANARO글로벌럭셔리S&P 상장지수펀드(ETF)’가 295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설정액이 50억 원도 채 되지 않는 소규모 펀드도 ‘IBK퇴직연금럭셔리라이프스타일(16억 원)’ ‘키움글로벌멀티전략(7억 원)’ 2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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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펀드의 평균 1개월 수익률은 -3.12%로 저조한 성과를 나타냈다. 3개월 수익률은 -7.25%, 6개월 수익률은 -2.05%였다. 명품 기업 종목들이 우상향하는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럭셔리 소비재 기업들은 중국 등의 명품 소비 회복과 세계경제 정상화 기대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주가는 1년 동안 30% 이상 상승했으며 에르메스 주가는 지난 1년간 89%가 상승했다. 까르띠에·몽블랑·피아제 등을 보유한 리치몬트그룹 주가 역시 연초 대비 70% 이상 상승했다.

이 같은 결과는 펀드 운용 전략이 변질되면서 럭셔리 펀드의 성과가 부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럭셔리 펀드의 취지처럼 진짜 명품 기업을 편입하고 있는 것은 IBK퇴직연금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 등 일부 펀드에 불과했다. 두 펀드는 지난해 12월 기준 테슬라를 9%로 가장 많이 편입하고 있으며 리치몬트·LVMH·에르메스·에스티로더 등에 투자하고 있다. NH아문디 HANARO글로벌럭셔리 S&P ETF의 경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럭셔리인덱스지수를 추종하며 이날 기준 LVMH(8%), 리치몬트(8%), 테스랄(8%) 등을 담고 있다. 이 ETF는 LVMH·리치몬트·에스티로더·나이키 등 80개 종목에 투자하는 콘셉트로 설정됐다.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펀드는 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 등을 편입하고 있으며 키움글로벌멀티전략펀드는 엔비디아·구글·애플·아마존 등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해외 주식형 펀드와 이렇다 할 차이점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명품이 투자자산으로 인식되며 명품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 역시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도 “통상 럭셔리 펀드는 시장 방향이 하락 추세를 보일 때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지만 운용전략이 변하며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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