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운이 고조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던 비트코인은 2주 만에 5000만 원 밑으로 주저앉았다.
18일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 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7.08% 내린 4870만 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비슷한 시각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에선 4951만 8000원, 빗썸에선 4939만 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코인 시장에서 비트코인 5000만 원을 밑도는 것은 지난 3일 이후 2주 만이다. 이더리움은 6.17%, 솔라나는 5.49% 하락하면서 대부분 알트코인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오전 미국과 러시아 간 회담 성사 소식에 기계적 반등이 일어났지만 하락분을 전부 되돌리지는 못했다.
이번 하락은 간밤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험이 매우 크다면서 무력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는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가 침공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장은 아니지만 수일 내일 것”이라고 했다. 이런 말 폭탄은 미국 증시를 끌어내렸고,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코인 마켓도 마찬가지였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에드워드 모야(Edward Moya) 오안다 수석 전략가는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가 공격당할 경우 비트코인 매도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미 한 차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향후 최대 15%까지 급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이 담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사록이 공개된 점도 낙폭을 키웠다. 전날 공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가상자산과 탈중앙화 금융플랫폼의 급성장과 관련해 일부 참가자들은 금융 안정성의 위협이 커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