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국채금리 7년 5개월만에 최고…코스피는 툭하면 2700 붕괴

[연일 요동치는 금융시장]

변동성지수도 연초부터 오름세

수요 몰려 금값 2000弗 '눈앞'

예탁금은 한달새 11.5조 증발





글로벌 인플레이션 속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리스크가 최고조에 다다르면서 주요 자산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다.

국채금리의 경우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연고점을 잇따라 경신했다. 대표 시장금리인 3년 국고채 금리가 89개월 만에 최고치를 돌파했다. 금리 상승은 채권값 하락을 뜻한다. 금값도 2000달러를 향해 치솟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스피 역시 하루에만 2% 이상을 넘나드는 변동률을 보이는 가운데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2700 선이 붕괴되는 경우도 잦아지면서 하루 거래액이 2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1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363%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4일 기록한 연고점(연 2.347%)을 넘어선 것으로, 2014년 9월 19일(연 2.370%) 이후 7년 5개월 만의 최고치다. 10년물 금리도 4.2bp 상승한 연 2.770%로 2018년 5월 17일(연 2.79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러 정상회담 소식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하면서 채권시장이 약세로 전환했다”며 “여야가 증액된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점도 시장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최근 채권시장 불안으로 이달 들어서만 외국인이 3년 만기 국채 선물 3조 360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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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2포인트(0.03%) 내린 2743.80에 거래를 마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으로 장 초반 또다시 2700 선이 붕괴되며 무너지는 듯했던 코스피가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추진 소식에 2% 가까이 반등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시장은 17일에도 우크라이나 선제 포격설 소식에 2%대의 급등락을 보였는데 이날도 지정학적 요인에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등 변동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날 증시의 하루 변동률은 1.71%로 올해 코스피지수 일평균 변동률 1.25%보다 0.46%포인트 컸다. 변동 폭도 47.04포인트로 역시 일평균 변동 폭(36.83포인트) 대비 훨씬 높았다. 올해 33거래일 중 코스피지수 일평균 변동률(1.25%)을 뛰어넘은 거래일은 17거래일로 51.5%나 됐다.

특히 2% 넘는 변동률을 찍은 것은 올해 2700 선이 처음 붕괴된 지난달 27일(변동률 4.0%)을 포함해 3거래일에 달했다. 최근 한 달 새 변동성은 더욱 확장하는 분위기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연초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변동성은 연초 16.57에서 시작해 2700 선이 붕괴한 지난달 27일 27.94를 찍으며 지난해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최근 국내 증시는 윗방향은 물론 아랫방향으로도 변동성이 나오고 있어 불확실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며 “현시점에서는 적극적인 매매보다는 관망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의 변동 폭이 심해지자 증시 거래 대금도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올 1월 말 하루 20조 원에 달하던 거래액은 이날 7조 7786억 원에 그쳐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날 거래 규모는 2020년 5월 1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시 대기 자금도 큰 폭으로 빠져나갔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62조 5005억 원으로 올해 최저 규모를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 청약 환불이 이뤄진 지난달 21일 74조 410억 원이 들어온 후 급격히 감소하며 무려 11조 5405억 원이나 줄어들었다. 2021년 기업공개(IPO) 최대 기대종목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청약 환불이 있었던 지난해 5월 3일 77조 9018억 원으로 역대 최고점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15조 4013억 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자 예탁금이 주가에 선행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대기 자금이 많다는 것은 증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전쟁 공포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면서 국제 금 가격은 최근 15거래일 중 12일 상승했다. 금 선물은 17일(현지 시간) 온스당 1902달러(약 227만 원)를 기록해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았다. 금 가격이 2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전쟁 리스크로 인한 변동성 확대로 시장 불안이 커질수록 개인투자자들의 위험 투자 심리는 급격히 줄어들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현호·박우인·이승배 기자 hhlee@sedaily.com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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