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청년희망적금 첫날…수강신청하듯 폭풍클릭, 은행 앱 '먹통'(종합)

[청년희망적금 출시 첫날 대혼란]

연10% 금리효과 온라인 신청 폭주

접속장애 빚으며 대기 1만명 넘기도

모바일뱅킹 익숙한 MZ만 가입 가능

영업점은 비교적 한산…온도차 커

조기소진 가능성에 증액카드 만지작

21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에서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출시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과 모바일 앱./연합뉴스21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에서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출시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과 모바일 앱./연합뉴스






최고 연 10%대 금리 효과를 내는 청년희망적금 출시 첫날 상품 가입자가 몰리면서 일부 은행의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이 일시 마비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상품 출시 전부터 배정된 정부 예산이 ‘조기 완판’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가입을 희망하는 청년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예상을 웃도는 인기에 예산 증액 등 후속 대응 방안 논의에 나섰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청년희망적금 출시 첫날인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신청 접수가 시작되자마자 일부 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접속이 일시적으로 지연되는 등 혼란이 일었다. 특히 최고 1.0%의 가장 높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KB국민·NH농협·신한 등 모바일뱅킹 앱은 접속이 일시적으로 지연되기도 했다. 한때 대기 인원이 1만 명 이상 몰린 곳도 있었다. 송금 등 다른 업무를 보려던 고객도 접속 장애로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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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가입 오프라인 채널인 영업점은 비교적 한산해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이날 기자가 점심시간을 전후해 방문한 국민은행 영업점 등은 크게 붐비지 않았다. 이는 모바일뱅킹에 익숙한 청년층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비대면 가입 가능 시간은 오후 6시까지로 오후 3시 30분 문을 닫는 오프라인 점포보다 여유가 있다. 다만 탄력 점포의 경우 각 점포 운영 시간에 따른다. 가입 조건인 ‘소득’을 서민금융진흥원 전문을 통해 확인하고 있어서 가입 시간에 제한을 뒀다.

이날 온라인 오픈런(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 문이 열리면 달려감)이 발생한 것은 청년희망적금의 실질 이율이 최고 연 10.49%에 달하는 고금리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총급여 3600만 원 이하(종합소득 금액 2600만 원 이하)인 만 19~34세를 대상으로 하는 이 상품은 기본금리만 5%이며 은행별로 0.2~1%포인트 우대금리를 추가로 얹어준다. 여기에 정부도 최대 36만 원의 저축장려금을 보태주며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이자소득도 비과세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변동성이 커진 시기 원금 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점도 주식과 코인 투자에서 쓴맛을 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은 요인이다.

사전 수요 조사에서도 흥행은 예고됐다.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에서 청년희망적금 가입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미리보기를 신청한 건수는 총 150만 건을 넘어섰다. 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 등 나머지 6개 은행까지 포함하면 200만 건(중복 포함)에 근접한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456억 원의 한정된 예산만큼만 선착순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가입자들이 모두 월 납입 한도액(50만 원)으로 가입한다고 가정하면 불과 38만 명만 지원할 수 있는 규모다. 출시 첫 주(21∼25일)에는 요일별로 특정 출생 연도만 신청할 수 있는 5부제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조심스레 첫날 한도가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이 경우는 1991·1996·2001년생 등 일부 연령 외에는 가입 기회조차 박탈되는 셈이어서 결국 정부가 관련 예산을 증액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별로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금융당국이 가입 신청이 들어오는 대로 받으라고 지침을 내려 영업점 별로 혼란이 일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나이 제한 때문에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어 금융 당국은 고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참고 자료를 통해 “청년희망적금 미리보기 운영 결과 당초보다 가입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기획재정부와 운영 방향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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