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맥도날드 공격하는 칼 아이컨 "새끼 밴 돼지 처우 개선하라"

"비윤리적 회사 돈벌게 했다"

주총서 이사 후보 2명 추천

200주 보유하며 위임장 대결

칼 아이컨. AFP연합뉴스칼 아이컨. AFP연합뉴스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컨이 맥도날드에 임신한 돼지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이사진 교체에 나섰다. 일명 '기업사냥꾼'으로도 잘 알려진 아이컨이 맥도날드와 대결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배런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컨은 맥도날드 주주총회에서 레슬리 새뮤얼리치와 메이지 갠즐러 등 2명을 맥도날드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새뮤얼리치는 환경 관련 투자회사인 그린센추리캐피털매니지먼트의 회장이며 갠즐러는 케이터링 기업인 본아페티 최고전략책임가(CSO)다. 맥도날드는 이사회가 아이컨의 추천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아이컨은 이와 함께 맥도날드가 패티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돼지고기에 문제를 제기했다. 맥도날드에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새끼를 밴 돼지들을 일명 '임신 상자'로 불리는 작은 박스에 가둬놓는데 이는 학대인 만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맥도날드가 지난 2012년 이런 방식으로 임신한 돼지들을 다루는 기업들로부터 돼지고기를 공급받는 것을 10년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아이컨은 "맥도날드 주식을 200주밖에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재정적 문제가 아니다"라며 "임신한 돼지들이 고통받는 만큼 이는 '감정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맥도날드가 비윤리적인 회사들이 돈을 벌게 두는 것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는 올해 말까지 임신 상자에서 사육되지 않은 암퇘지 고기를 공급받는 비중이 전체의 85~90%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는 2024년 말에는 임신 상자에서 키우는 암퇘지를 공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는 미국산 돼지고기에 한정했다.

이번 아이컨의 이사 추천 요구에 대해 맥도날드와 아이컨 측이 합의하지 못할 경우 맥도날드 주주들은 조만간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후보들에게 투표한다. NYT는 지난해 엑슨모빌 지분 0.02%를 보유했던 행동주의 펀드 엔진넘버원이 추천한 이사 후보 3명이 이사회에 들어갔던 것처럼 아이컨처럼 적은 지분을 가진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성공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연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