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투자사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21일 곽준호 전 KCFT(현 SK넥실리스)경영지원본부장(CFO)를 3월 주주 총회에서 감사로 선임하는 주주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수만 회장 등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이후 인수자가 알짜 자산을 빼갈 수 없도록 감시하기 위해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날 “SM은 케이팝 산업의 선구자로 뛰어난 사업 성과를 창출하고 있지만 거버넌스(지배구조) 때문에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주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저평가된 상장사에 투자해 가치 성장을 도모하는 운용사로 SM엔터 보유 지분율은 1%에 못미치지만, 다른 주주의 위임을 받아 주주 제안을 할 수 있는 최소 지분인 3%를 확보했다. 이수만 회장 등은 지분 18.9%를 보유하고 있지만 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을 표결할 때는 얼라인파트너스측과 마찬가지로 3% 지분율 만큼만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M엔터는 JYP(1301억원)보다 많은 매출(4950억원)을 달성했지만 시가총액은 JYP와 비슷한 1조 5763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하이브는 79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시총은 10조 8553억원으로 6배나 높다. 2021년 음반판매량 기준 SM엔터가 업계 1위를 차지했지만, 하이브는 ‘굿즈’라 불리는 아티스트 전용상품과 지적재산권 판매 온라인 콘텐츠 판매에서 앞서면서 전체 매출과 시총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외부 주주가 추천한 독립적이고 전문성 있는 감사 선임이 SM엔터의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SM엔터는 현재 CJ ENM와 최대주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CJENM이 대주주 지분을 비싼 값에 인수한 뒤, 저가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거나 SM엔터에 불리한 합병을 통해 비싼 인수가격을 상쇄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M엔터가 보유한 아티스트 기반 지적재산권을 CJENM에 유리한 조건으로 사용 계약을 체결하거나스튜디오스·디어유·키이스트·SM C&C 등 알짜 자회사를 헐값에 매각할 경우 나머지 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상충한다.
얼라인 파트너스가 추천한 곽준호 감사 후보는 GS홈쇼핑 해외사업팀과 SK하이닉스 금융팀을 거쳐,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 KKR이 오비맥주 자금팀에 영입했다. 이후 KKR이 투자한 KCF테크놀로지스(현 SK넥실리스)경영지원본부장으로 일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수만 회장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 매각도 100% 지분이 아닌 대주주 지분에 한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거래인 만큼, 감사 선임이 인수기업 주주와 SM엔터 주주간 벌어질 수 있는 이해상충을 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