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2일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겨냥해 “정부가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창의력이 필요한 플랫폼 사업 구축과정에 공공이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공주도의 플랫폼 실현 가능한가?,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사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선 △의사 결정 구조 △기업 규제 △근로 유인을 근거로 플랫폼 기업 전반에 관한 사항과 공공주도 플랫폼이 왜 실현 불가능한지가 함께 논의됐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배달앱 독과점을 막기 위해 개발한 배달플랫폼이다. 이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배달특급을 전국화하려 한다”며 “조그만 시·군이 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지만 인프라를 깔아두고 관리만 거기서 하면 비용이 거의 안 든다”고 자신하고 있다.
발제자로 참여한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기업이 성공한 요인으로 ‘유연한 의사결정’을 꼽았다. 유 교수는 “인터넷 기업의 의사결정 소요기간은 3일 안에 이뤄지는 반면 대기업은 짧으면 3주 길면 5주 정도 걸린다”고 했다. 그는 “플랫폼 기업이 일반 대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의사결정 시간이 길면 플랫폼 기업은 망한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의사결정 과정을 근거로 “공공주도 플랫폼은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유 교수는 “정부는 플랫폼 기업과 의사결정 방식이 완전 다른 성격이다”며 “정부는 절차가 완벽해야 하고 의회에서 승인되는 시간은 몇 달이 기본이다”고 지적했다.
플랫폼 기업을 운영하는 장지호 닥터나우 이사는 의사결정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장 이사는 “토론 순서를 기다리면서 오전에만 두 가지 의사결정을 바로 처리했다”며 “공공기관이 빠른 의사결정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플랫폼 기업 규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규제가 생기는 과정에 대해 “우리나라 정치권은 전 세계에서 여론에 대한 민감도가 가장 빠르다”며 “플랫폼 기업에 대한 불만적 여론이 과잉 표집되고 정치권은 이런 여론을 달래려고 규제를 만든다”고 했다. 이 교수는 “시장의 경쟁이 실패하기도 하고 회복하기도 하는데 우리 국민은 몇 달도 못 참는다”며 “국민에게 참으라고 달래는 정치인은 없다”고 했다.
유 교수는 플랫폼 기업의 근로 인센티브도 성공 요인으로 봤다. 유 교수는 “플랫폼 기업이 사내 사업부 분리 및 상장 성공시 무한 보상을 한다”며 “일반 대기업은 성공하면 몇 달치 보너스를 주는데 비해 플랫폼 기업은 상장할 경우 1000억 원 이상의 보상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네이버의 사례를 들며 “이렇게 일하는 ‘책임 리더’가 200명이 있다”며 “정부가 이런 구조를 따라갈 수 있겠나”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