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女 억압하는 男 중심 문명의 종말

■여성 선택

마이케 슈토베르크 지음, 에코리브르 펴냄


자연 속 생명체의 대부분은 암컷이 성생활의 주도권을 쥔다. 생물학자들은 이를 ‘여성 선택’이라 칭한다. 이에 따르면, 수컷은 암컷과 짝짓기하기 위해 스스로를 꾸미면서 경쟁하고, 암컷은 수컷을 선택한다. 하지만 인간 여성은 한 번도 남성을 선택하지 못했고, 남성으로부터 억압을 받았다.



신간 ‘여성 선택’은 인간의 정주생활을 계기로 생겨난 남성 중심의 문명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독일 생물학자인 저자는 책에서 남성이 여성의 재산 소유권을 거부하고, 결혼 후 육아를 여성의 소관으로 돌림으로써 사회 진출도 차단했다고 지적한다. 과거 피임 기술의 부족으로 임신을 막을 수 없었던 여성은 결혼 제도로 인해 남성에게 100% 종속됐다. 하지만 피임약의 발전을 계기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남성 중심의 문명에 균열을 가기 시작했다. 지금 벌어지는 남녀 간 갈등의 본질도 이에 따른 마찰이라는 게 책의 분석이다.

관련기사



저자는 남성과 여성의 욕구를 동등하게 고려하는 새로운 문명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과정에서부터 기존의 젠더 관념에 따른 인위적 구분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릴 남성을 위한 성노동(성매매)의 양성화, 결혼 제도의 근본적 해체, 여성을 억압하는 기성 종교 권력의 약화 등 급진적 주장을 편다. 1만 9500원.






박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