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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선 안 해"…스포츠계 보이콧 행렬

■ 우크라이나 침공 후폭풍

스타선수·단체 규탄 목소리 커져

내달 카타르월드컵 PO 일정 차질

9월 F1 러 그랑프리 개최도 불투명

푸틴 측근 첼시 구단주 제재 요청도

아탈란타의 우크라이나 출신 미드필더 루슬란 말리노프스키(왼쪽)가 24일(현지 시간) 올림피아코스와의 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유니폼 상의를 올려 전쟁 중단을 호소하는 문구를 드러내고 있다. EPA연합뉴스아탈란타의 우크라이나 출신 미드필더 루슬란 말리노프스키(왼쪽)가 24일(현지 시간) 올림피아코스와의 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유니폼 상의를 올려 전쟁 중단을 호소하는 문구를 드러내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스포츠계도 대혼란에 빠졌다. 당장 다음 달 있을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PO) 일정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9월 예정인 자동차 경주 대회 포뮬러원(F1) 러시아 그랑프리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스타 선수들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러시아에서 열릴 대회나 러시아와 관련한 대회를 대상으로 보이콧 릴레이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곳은 월드컵 유럽 PO다. 폴란드·스웨덴·체코축구협회는 24일(이하 현지 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카타르 월드컵 유럽 PO가 러시아에서 개최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는 각 조 1위 10개 팀이 본선 직행 티켓을 가져간 가운데 조 2위 10개 팀에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성적이 좋은 2개 팀 등 총 12개 팀이 PO를 통해 남은 3장의 주인을 가린다. PO 대진 중 문제의 경기는 러시아-폴란드, 스웨덴-체코다. 러시아-폴란드전은 3월 24일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이고 러시아가 이기면 스웨덴-체코전 승자와 3월 29일 맞붙는다. 1장의 본선 티켓이 걸린 결승이다. 이 경기 역시 러시아에서 치르게 돼 있다. 이에 폴란드 등 3개국 협회가 장소 변경을 FIFA와 UEFA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이번 일을 긴급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들여다볼 것”이라며 “경기까지 한 달 남았으니 그전까지 모든 상황이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4일(현지 시간) FC바르셀로나와 나폴리의 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양 팀 선수들이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24일(현지 시간) FC바르셀로나와 나폴리의 UEFA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양 팀 선수들이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별들의 제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개최 예정지도 러시아다. 5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가스프롬 아레나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이다. UEFA는 그러나 “우크라이나 관련 상황에 대해 국제 사회와 뜻을 함께한다”며 24일 결승 장소를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이동경(25)의 소속팀인 독일프로축구 2부 리그의 샬케04는 유니폼 셔츠의 메인 스폰서 로고를 지우기로 했다. 이 구단의 메인 스폰서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이다. 구단은 연간 약 135억 원을 후원하는 기업의 로고를 빼버리고 그 자리에 ‘Shalke04(샬케04)’를 부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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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출처=트위터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출처=트위터


러시아 출신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구단주도 궁지에 몰렸다. 영국 정부가 자산 동결 등의 방식으로 아브라모비치에게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야당인 노동당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고 있다. 구단 경영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다. 대표적인 ‘친푸틴’ 기업인인 아브라모비치는 자산 규모가 16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와 스폰서십을 맺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23년 여름 계약 만료 이후 연장 계약을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아에로플로트는 645억 원을 맨유에 내고 선수단 이동 등을 전담하고 있었다.

9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릴 예정인 F1 러시아 그랑프리 또한 정상 개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F1 개최를 적극 추진했던 인물이 바로 푸틴 대통령이다. F1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세바스티안 베텔(독일)은 “취소가 당연하고 만약 강행한다면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막스 페르스타펀(벨기에) 등 다른 드라이버들도 러시아 그랑프리 보이콧 선언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기업 우랄칼리의 후원을 받는 하스 F1 팀은 경주 차량에서 러시아 상징 색을 지우기로 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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