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턱밑까지 진군해 점령 준비에 들어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AFP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 접경 지역으로 진입한 러시아 특수부대와 공군부대가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130㎞ 떨어진 체르니히프를 넘어 키예프 북부 외곽 지대까지 진군 중이다.
러시아군이 해당 지역 내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전투를 벌인 끝에 일대를 점령하고 수도 방향으로 진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서부와 접하는 우크라이나 북쪽 국경을 넘어온 러시아군도 키예프를 향하고 있다. 서방에서는 몇 시간 안에 키예프가 함락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럽의 한 정보당국 관료는 AFP통신에 "다수 상황이 우크라이나가 낼 수 있는 저항의 수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러시아군이 추후 몇 시간 안에 키예프에 압도적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 마이클 호로비츠는 트위터에 "러시아가 이곳을 장악하고, 공군력 우위를 이어갈 수 있다면 이 비행장은 키예프를 타격하기 위한 진입점이 될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공수부대가 비행장을 점거하려 시도했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 본진과 별개인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세력이 키예프에 침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텔레그램을 통해 대국민 연설을 내고 계속 키예프에 머물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강력히 비판하면서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고 러시아의 4개 주요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포괄적인 제재 방안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행동에 책임을 묻고 철군을 압박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강력한 제재 방안을 추가로 발표했다.특히 첨단 제품 및 부품에 대한 수출 통제와, 러시아 대형 은행의 대외거래 차단과 같은 제재내용을 구체화해 러시아의 경제 및 국제 경쟁력이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러시아군에 대한 자금 조달을 차단하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상군 파병은 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경고했던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무기력한 대응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재만 남발하는 가운데 처음부터 우크라이나 방어는 염두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5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오전 11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재개했지만, 거의 모든 방향에서 진격을 막았다고 밝혔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TV로 방송된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이 민간과 군사 목표물을 모두 겨냥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조만간 적대행위 중단에 대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