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는 곧 가라앉을 것입니다. 진짜 문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 위기입니다.”
세계적인 투자대가인 짐 로저스(사진)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25일 서울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시장 충격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로저스 회장은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수혜를 입을 원자재나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를 권고했다.
로저스 회장은 1969년 조지 소로스 회장과 퀀텀펀드를 설립해 10년 동안 4200%라는 기록적 수익률을 올린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로 2000년대 닷컴 버블 붕괴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의 위기를 한 발 앞서 예견해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로저스 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증시 급락 상황이 장기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배경에 대해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 나라들이 전쟁을 원치 않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종전이 되고, 지금같은 변동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충격이 커지면 대응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로저스 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진짜 문제는 인플레이션발(發) 경제 공황" 이라며 "그간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면서 많은 사람과 기업이 빚을 내 자산을 사고 새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경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엄청난 빚(부채) 때문이었는데 지금 부채 규모는 줄기는커녕 하늘을 찌를듯 치솟아 있다”고 지적했다.
로저스 회장은 인플레와 부채의 위기에서 한국도 자유롭지 않아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지만 한국 증시에서 가능성 있는 기업을 찾지 못했고, (한국에) 투자해야 할 이유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 속에 자산 가격이 이미 급등한 만큼 앞으로는 상품보다 원자재 투자에 집중할 것을 그는 권했다. 로저스 회장은 "지금은 자산 가격에 거품이 많아 원자재를 통한 투자를 추천한다" 며 "특히 농업과 관련된 원자재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금과 은은 이미 가지고 있지만 만약 가격이 떨어진다면 더 사들일 것"이라며 “위기의 시간이 와도 타격을 덜 받는 투자 방법”이라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