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도 유럽 국가들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위한 문호를 계속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선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서방을 분열시키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목표는 실패했다"며 “나토는 어느 때보다 단합되고 결의가 굳건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 "나토는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고 언젠가는 우리의 동맹에 합류를 모색하는 유럽 국가들에 계속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저지를 명분으로 침략을 강행했지만, 미국은 각국의 자유 의지에 따른 나토 확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미국과 나토는 지금도 나토 회원국인 아닌 우크라이나에는 병력을 보내지 모하고 있지만 폴란드 등 동유럽 회원국에서는 병력을 증원하며 확전을 방지하는 등 러시아를 견제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장비를 지원하는 등으로 돕고 있다.
이날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나토 동부 지역 동맹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위적 병력을 크게 추가하고 나토 신속대응군도 배치하기로 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를 시작하면서 "러시아는 유럽 대륙의 평화를 산산이 부쉈다"면서 나토 영토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 대해서도 모든 동맹국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집단 방위의 맥락에서는 처음으로 나토의 신속대응군을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여기에는 수천명의 병력이 포함되며 100대가 넘는 제트기가 30개 지점에서 높은 경계 태세에 있게 될 전망이다. 나토는 또 사이버 네트워크 보호 활동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나토는 우크라이나 내에 나토 병력은 없으며 앞으로도 보낼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나토 30개 회원국 가운데 일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탄약 등 장비를 제공하고 있지만 나토 자체적으로는 관여하고 있지 않다. 우크라이나는 나토의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조국 수호를 위해 싸우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감한 행동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통화를 하고 무고한 민간인을 희생시키고 있는 러시아의 공습과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잔인한 전술에 분노를 표했고,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원할 것임을 재차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