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재갑 "정부, '걸릴 테면 걸려봐라' 메시지…유행 부추겨"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연합뉴스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연합뉴스




정부의 방역 완화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일상회복위원회 자문위원직을 내려놓은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국민들에게 이동을 자제하고 덜 만나라는 메시지는 안 보내고, '걸릴 테면 걸려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비판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24일 전파를 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현장의 어려움을 이기려면 유행 규모를 어느 정도 줄여야 되는데 이를 줄일 생각을 안 한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이번에 오미크론 유행은 크게 겪을 수밖에 없고, 크게 겪고 지나가게 될 것"이라면서 "그것 자체가 추후에 다른 큰 유행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는 건 맞는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 당장 우리가 거쳐야 되는 고통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이 교수는 또한 "지금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고 병원 등지에서 감염돼 고생하시는 현장 공무원이나 의료진들은 말도 못하고 일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 고통에 대해서 말하지 않고 그냥 너네들 알아서 일해, 너네 고통당하는 건 그런 일 택했으니까 당연한 거야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괜찮다, 괜찮다'라고 얘기해서 유행을 부추길 필요는 없다"며 "적어도 유행상황이 악화하고 있으면 국민들에게 지금 이런 상황이 지속됐을 경우 문제점을 알리고, 더 이상 유행규모는 키우지 않도록 이동이나 이런 것에 자제를 부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세 속에 일일 신규 확진자가 17만명을 넘어서는 등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연일 방역 낙관론을 꺼내고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22일 "지금은 오미크론의 위험도를 계속 확인하면서 풍토병적인 관리 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한 초입 단계"라며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최종적으로는 오미크론도 다른 감염병과 같은 관리 체계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전날 "과거와 같이 확진자 수만 가지고 두려움이나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을 큰 틀에서 개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적어도 위기는 위기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보건소 직원들이 비명을 지르고, 병원은 늘어나는 확진자로 병동의 문을 닫아서 축소 진료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고 요양원, 요양병원들은 감당 못할 정도의 집단 발병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비명에 귀라도 기울여 달라"고 썼다.

앞서 이 교수는 정부가 '방역을 완화하면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않는다면서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위원에서 사임했다.


김경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