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경북 영천 육군3사관학교 57기 졸업·임관식을 찾아 군 보안 사항인 한국형 아이언돔 구축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안보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상태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안보 무능론’ 공세를 직접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문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같은 날 보수의 중심지인 경북 지역을 방문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사전투표를 4일, 본투표는 9일 남기고 청년 장교들을 직접 격려하면서 “최근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어떠한 위협도 빈틈없이 막아낼 한국형 아이언돔과 미사일 방어 체계도 든든하게 구축해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날 페이스북에서 언급한 아이언돔을 재차 거론한 것이다.
앞서 박 수석은 “지난 23일 국방과학연구소, ADD 안흥시험장에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과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의 비행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 발사를 성공했다”고 밝혔다. LAMD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처럼 여러 장소에 유도탄 발사대를 설치하는 돔(둥근 지붕) 형태의 방공망이다. 신형 무기 개발 시험의 성공 여부는 안보상 이유로 확인하지 않는 게 관례지만 청와대는 야권의 비판에 항변하듯 이 사실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군은 세계 6위의 국방력을 갖추고 ‘국방 개혁 2.0’을 통해 최첨단 과학 기술군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세계 여덟 번째로 최첨단 초음속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를 출고했고 세계 일곱 번째로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자신이 추진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안보 강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강한 국방력이었다”며 “당장은 남북 간의 전쟁 억지가 최우선의 안보 과제이지만, 더 넓고 길게 보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 자체가 언제나 엄중한 안보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이 후보의 영남 지역 유세에 맞춰 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까지 대동한 대규모 당정청 선거 지원이 시도됐다”며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적 여망을 겸허하게 받들고 당장 관권선거를 멈추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에도 전북 군산을 찾아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현 정부의 업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선을 눈앞에 두고 야권의 ‘호남홀대론’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발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