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호기심에 '클릭'했다가 평생 후회… "몸캠 피싱 주의하세요"

성착취물 범죄 조직적으로 진화

최근 1년 피해 접수 1만2500건

범죄 노출 쉬운 청소년 많은 피해

우후죽순 느는 채팅앱 제재 필요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피해 접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이른바 ‘n번방 사건’ 이후 잠잠했던 몸캠 범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성착취물이 무한정 복제될 수 있는 특성을 지닌 데다 자칫 개인이나 범죄 단체에 악용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디지털 장의 업체 디포렌식코리아가 포렌식 업체 4곳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몸캠 피싱 피해 접수는 1만 2500여 건에 달했다. 약 1만 1500건이 접수된 2020년보다 1000건가량이 늘었다. 특히 8000여 건을 기록했던 2016년보다 50% 가까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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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무한정 복제될 수 있는 영상물의 특성상 성착취물이 또 다른 개인이나 범죄 단체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단독 범행을 주장해왔던 ‘제2의 n번방’ 피의자 김영준도 성착취물 영상을 다른 피의자와 교환했던 사실이 지난달 9일 법정에서 뒤늦게 드러난 바 있다. 또 성착취물 영상물을 볼모로 ‘금전을 보내지 않으면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2차 가해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영상 채팅을 통해 “신체 노출 영상을 교환하자”며 성적 호기심을 자극한 뒤 피해자가 영상을 보내면 태도가 돌변해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특히 피해자의 50%가량이 청소년으로 나타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디포렌식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피해 사례 중 7000여 건이 미성년자였다. 몸캠 피해 접수 2건 가운데 하나가 청소년인 셈이다. 청소년들이 온라인 채팅을 통한 만남이나 영상 공유에 친숙해 범죄에 더 크게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걸 한국사이버보안협회 대표는 “개인 정보와 프로필이 공개되는 인스타그램·카카오톡과 달리 중소 채팅 앱은 익명으로 대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호기심을 갖고 손쉽게 접하게 된다”며 “청소년들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채팅 앱에 대한 현실적인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성착취물 범죄는 점차 조직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범죄 단체가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는 탓에 복구조차 쉽지 않다. 기존 피싱 범죄와 마찬가지로 몸캠 피싱 역시 주로 중국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채팅 앱 등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자칫 이를 악용한 성인들에 의해 범죄의 올가미에 걸려들 가능성이 크다며 수사 단계 이전에 교육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몸캠 등 손쉽게 찍는 영상물이 자칫 유포될 경우 학교 폭력과 마찬가지로 범죄화돼 스스로를 옭아맬 수 있다는 점을 교육 단계에서부터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가면서도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사람들을 이용하기 위해 주로 중국의 조선족들이 많이 동원된다”며 “몸캠 피싱은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이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교육용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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