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에 인공지능(AI) 펀드의 손실 방어 실력은 극과 극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실력 좋은’ AI 펀드의 경우 지난 한 달간 3%가 넘는 수익을 내며 인간 매니저들을 앞섰지만 상당수는 손실을 냈다.
2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로보어드바이저펀드(ETF 포함) 21개 중 지난 한 달간 플러스 수익을 낸 것은 9개에 불과했다. ‘에셋플러스알파로보코리아인컴성과보수’가 3.43%로 가장 좋았고, ‘TIGERAI코리아그로스액티브(2.82%)’ ‘미래에셋AI스마트베타EMP(2.38%)’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에셋플러스알파로보글로벌인컴’은 -2.89%로 가장 저조했고, ‘유진챔피언뉴이코노미AI4.0(-1.59%)’ ‘KTB글로벌테마AI셀렉션(-1.1%)’ ‘BNK글로벌AI(-1.09%)’ 순으로 나타났다.
1년 성과를 살펴보면 운용사별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에셋플러스알파글로브인컴과 에셋플러스알파로보코리아인컴성과보수는 각각 16.27%, 8.24%로 나타났지만 ‘키움쿼터백글로벌EMP로보어드바이저’와 TIGERAI코리아그로스액티브ETF는 -11.11%, -10.87%로 부진했다.
전체 평균으로 보면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인간 매니저가 운용하는 펀드보다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로보어드바이저펀드(ETF 포함)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0.16%였다. 인간 매니저가 운용하는 액티브주식형 펀드(2.09%)나 단순하게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주식형 ETF(1.61%)의 한 달 평균 성과에 비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3개월과 6개월 수익률은 각각 -6.53%, -5.76%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주도주가 급변하는 시장에서 알고리즘에 따른 포트폴리오 변경 작업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에 따라 성과가 나뉜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에셋플러스알파로보펀드들은 소재, 산업재, 금융, 정보기술(IT) 업종을 대거 편입한 반면 필수 소비재, 부동산 업종 등의 편입 비중을 줄였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량적인 기준에 의해 객관적이고 일관된 운용을 하지만 빅데이터를 기초로 만들어 낸 수십 년간의 투자 노하우가 중요하다”며 “흔들리는 시장 상황에서도 꾸준히 성장성 높은 기업에 투자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창헌 미래에셋자산운용 로보어드바이저운용본부 이사는 “동일한 하나의 AI 알고리즘이 아니라 각각의 펀드의 구조와 전략에 최적화된 것으로 다 다르다”며 “같은 AI 펀드라고 하더라도 운용 성과는 기초 전략이나 알고리즘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