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근로자 추락 사망사고를 낸 쌍용C&E 대표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발주자로서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쌍용C&E의 방어논리가 사실상 깨진 것이다.
고용부는 2일 오전 10시부터 쌍용C&E 서울 본사와 동해공장, 하청 본사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지난달 28일 원청(쌍용C&E)과 하청 대표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사실도 처음 공개했다.
지난달 21일 쌍용C&E 동해공장에서 협력업체 근로자가 작업 중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가 일어난 이후 쌍용C&E는 사고가 발주한 건설공사 중 일어났다고 설명해왔다. 쌍용C&E가 발주자라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중대재해법은 법에서 정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발주자에게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쌍용C&E가 단순 발주자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고 반박해왔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는 공장 내 설비 개조 공사 과정에서 일어났다"며 "수십년째 생산 공정 주요 설비를 협력업체가 유지하고 보수해왔다"고 비판했다. 2015년 SK하이닉스의 하청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해서도 법원은 건설공사의 전체적인 진행 과정을 조욜하면 산업안전보건법 상 도급인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고용부는 이날 앞선 중대재해법 적용 사고에 대한 압수수색을 동시에 진행했다. 고용부는 지난달 23일 제주대 철거공사 중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원청 본사와 현장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19일 선박 내 추락 사망사고를 일으킨 삼강에스엔씨와 하청업체도 같은 시각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두 사고는 모두 산안법 위반으로 입건됐지만,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지 않다. 고용부는 이번 압수수색을 통한 증거물을 분석한 뒤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 입건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