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해외자산통제실(OF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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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미국 정부가 사이버 테러를 감행했던 북한 해커와 ‘조선엑스포합영회사’에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해킹 배후로 지목된 박진혁은 2014년 미국의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주도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북한의 해킹 조직인 ‘라자루스그룹’의 핵심 멤버로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에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해커를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묻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대북 제재를 주도한 곳은 미 재무부 산하의 ‘해외자산통제실(OFAC·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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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AC는 1950년 12월 해리 트루먼 행정부 당시 한국을 침공한 북한과 중국의 모든 해외 자산을 차단하라는 지시에 따라 창설됐다. OFAC의 전신은 1940년 적성국교역법에 근거해 설립된 ‘외국금융자산통제실’이다. 이 기관은 미국의 국가 안보와 대외 정책에 위협이 되는 국가나 개인·단체 등을 대상으로 경제와 무역 등의 분야에 걸쳐 각종 제재 조치를 내리고 이행 여부를 관리한다. OFAC는 요주의 인물과 기관을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리스트에 올려 발표한다. 리스트에 오르면 미국 내 여행이나 미국 업체와의 거래 등이 전면 금지되고 미국 내 자산도 동결된다. 2005년에는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김정일 통치 자금 2500만 달러를 동결하고 북한의 돈줄을 차단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에 대해 “피가 얼어붙는 느낌”이라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펀드, 러시아 재무부와의 거래를 전면 차단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핵심 엘리트들의 자산을 동결함으로써 블라디미르 푸틴을 비롯한 권력자들에게 재무적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며 “추가적 금융 압박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미온적인 제재 조치로 동맹 관계를 의심받고 미국으로부터 차별적 대우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공유하는 가치 동맹을 외면하면 안보도 경제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망각하면 안 된다.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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