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미국 국채 금리가 내리면서 금융주가 주저앉았다. 금리 하락으로 은행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면서다. 전문가들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더해지면서 부정적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전일보다 4.62% 내린 4만 6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192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5억 원, 92억 원 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DGB금융지주(139130)(-4.32%), 우리금융지주(316140)(-4.20%), KB금융(105560)(-4.02%), BNK금융지주(138930)(-3.55%), 신한지주(055550)(-2.18%) 등도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금융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한 탓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된다. 1일(현지 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72% 수준까지 하락했다. 금리 하락은 투자자들이 혼란 속에서 안전 자산인 채권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국채 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의 움직임에 연동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 등으로 신용시장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지난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도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각각 3.78%, 3.92% 하락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 하락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예상보다 강력한 충돌과 제재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전망이 확산되면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진 데 기인한다”고 말했다.
은행 실적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점도 주가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경매 매각가율 하락, 아파트 미분양 증가 등은 은행 대출 부실화 위험을 크게 높일 것”이라며 “은행채 스프레드 등 금융 안정 위험 지표에 주목해 볼 것을 권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