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옵티머스 파고 경영성과로 넘었다…3연임 성공

단독후보 추천…23일 주총서 확정

옵티머스 사태 대처 책임경영 평가

영업익 1조 역대급 실적 이끌어

NH증권, 4000억 유증…자본 7조원대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재임 기간 보여준 탁월한 경영 성과와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 등 대형 악재를 큰 잡음 없이 갈무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정 사장의 연임이 유력해지면서 증권 업계에는 또 한 명의 장수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하게 됐다.

NH투자증권(005940)은 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후보로 정 사장을 단독 추대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 여섯 차례에 걸친 임추위를 통해 여러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검증 절차를 거친 결과 경영 역량과 전문성, 위기 대처 능력과 농협·농촌·농업 등에 대한 폭넓은 이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 사장을 단독 후보로 결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정 사장의 2년 연임을 결정짓는 최종 확정안은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통해 의결될 예정이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농협금융지주가 정 사장의 연임을 두고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이 이끈 NH투자증권이 실적 면에서는 돋보이는 성과를 냈지만 임기 중 터졌던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 등 대형 악재에 대한 부담으로 연임 확정을 조심스러워한다는 평이 많았다. 피해 규모만 5000억 원대에 이르는 사건에 연루된 NH투자증권은 해당 펀드의 최대 판매사로서 ‘CEO 책임론’까지 거론됐다. NH투자증권은 이날 금융위원회로부터 사모펀드 투자중개업 신규 업무 3개월 정지 및 51억 7280만 원의 과태료를 처분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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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임추위는 부실에 대처하는 정 사장의 책임 경영을 좀 더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경위 파악부터 투자자 및 주주 보호, 유관 기관과의 소송과 그에 따른 자산 회수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실제 정 사장은 옵티머스 이슈가 발생한 즉시 고객에게 선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결정을 내리며 투자자 보호에 나섰고 이후 일반 투자자들에게 100% 원금 지급도 완료했다. 특히 고객의 수익증권 및 제반 권리를 넘겨 받아 수탁사와 예탁결제원 등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 소송을 진행, 주주가치까지 보전할 길도 찾아냈다. 구상권 소송에서 승소해 회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정 사장의 연임이 필요해진 셈이다. 정 사장 역시 지난해 12월 옵티머스와 관련한 개인적 혐의에 대해 전부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연임 결정을 가로막을 걸림돌을 해소했다.

최근 증권 업계의 수익 구조가 투자은행(IB) 중심으로 규모를 키워 가고 있는 상황에서 자타공인 최고 IB 전문가로 꼽히는 정 사장의 개인적 역량에 대한 기대감도 연임을 결정지은 ‘한 방’으로 꼽힌다. 정 사장은 2005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로 합류한 후 줄곧 IB리그테이블 선두를 놓치지 않은 것은 물론 인수금융, 인수합병(M&A) 사업 등을 개척한 실력자다. 그는 또 2018년 NH투자증권의 사장으로 취임한 이래 매년 사상 최대 이익을 새로 쓰며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의 역대급 성과를 창출한 CEO로도 인정받고 있다. 그의 재임 기간 농협그룹 내 NH투자증권이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은 무려 42%까지 늘어나 농협금융의 은행 중심 수익 구조가 개선되기도 했다.

증권 업계는 또 한 명의 장수 CEO 탄생을 반기는 모습이다. 철저히 실적 위주로 평가받는 증권사는 그동안 CEO의 재임 기간이 짧은 것으로 유명했지만 최근에는 급변하는 증시 환경 속에서 전문성 있는 CEO의 신속한 의사 결정 역량이 중요해지며 연임을 거듭하는 CEO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이날 농협금융지주로부터 4000억 원의 자본을 확충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이로써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 7조 원을 보유한 초대형 IB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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