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규모의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 단지를 장악했다고 우크라이나군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포리자주 군 당국은 이날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원전 운전 직원들이 현재 안전한 운영 여부를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사상자 발생 여부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가동되지 않는 자포리자 원자로 1호기 격실이 일부 훼손됐으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군이 현지시간으로 이날 새벽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시 원전 단지 포격하면서 단지 경계 바깥 5층짜리 교육훈련용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계속된 러시아군의 공격에 화재 진압이 한때 난항을 겪었으나 결국 진화에는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 정부 등에 원전 단지의 방사성 물질 누출은 없다고 통보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15기 중 6기를 보유한 대규모 단지다. 이 원전 단지는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생산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단일 단지로는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지 주민들은 러시아 군을 막기 위해 인간 바리케이트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점령 당하게 됐다.
미국 CNN 방송은 3일 '왜 해당 원전이 공격받나' 제하의 기사에서 인근 강을 봉쇄해 우크라이나군을 포위하려는 러시아군의 전략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원전을 손에 넣을 필요성이 제기됐을 수 있다는 미군 퇴역장성 웨슬리 클라크의 분석을 전했다.
클라크는 "이 원전은 우크라이나 전력 공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전략 자산이기도 하다"면서 "만약 작동을 중단시킨다면 최소한 일시적으로 전력공급망이 불안정해지고, 이는 통신 등 많은 분야에서 우크라이나의 능력을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