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영상] 공습경보 뚫고 울린 선율…피아노엔 한 소년이 있었다



/트위터 캡처/트위터 캡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리키우(하르코프)에서 공습경보가 울려 펴지는 가운데, 한 소년이 호텔 로비에서 피아노 치는 영상이 화제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촬영기자 휘트니 리밍은 공습경보를 듣고 현장 취재를 위해 객실을 나서던 중 피아노 연주 소리를 들었다. 복도 끝까지 걸어가 아래를 내려다 본 리밍은 텅 빈 호텔 로비에 있는 흰색 피아노 앞에 앉은 소년이 연주를 하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에 리밍은 곧바로 카메라를 꺼내 소년의 연주 모습을 담았다. 소년이 연주한 곡은 ‘학교 가는 길(Walk to School)’로 2020년 아마존 프라임 공상과학 드라마 ‘루프이야기’에 삽입된 OST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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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밍이 WP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올린 소년의 영상은 지난 1일까지 조회수 1000만회를 육박하며 널리 확산됐다. 많은 사람들이 홀로코스트 당시 유대인 피아니스트 이야기를 다룬 영화 ‘피아니스트’를 떠올렸다. 게시물에는 ‘침몰하는 배에서 악단이 연주를 계속하는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 같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등 20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원곡 작곡가 중 한명인 필립 글래스는 1일 성명을 통해 비통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이 음악이 정치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미 그렇게 됐다"며 “무고한 사람들이 우리가 절대 마주하기 원치 않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공동작곡가인 폴 레오나르드 모건 역시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며 “누군가 삶의 가장 끔찍한 순간에 우리 음악으로 위안을 얻었다는 데에 말 못할 감동을 받았다"며 "소년이 노래에서 위안과 희망을 찾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은 모든 경계를 넘어서는 힘이 있는 듯하다”고 했다.

한편, 피아노를 연주한 소년의 신원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리밍은 “우리는 몇 분 뒤 취재 때문에 호텔을 떠났다"며 "소년과 그의 가족을 다시 보지 못했다”고 했다.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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