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분사 1년' 티맵, 아쉬운 성적표…"초기 투자 집중"

지난해 11·12월 당기순손실만 200억대

대리·택시 모두 카카오 아성 이기지 못해

같은 기간 카카오모빌리티는 첫 흑자전환





지난 2020년 12월 SK텔레콤(017670)으로부터 분사한 티맵모빌리티가 수백억 적자를 내며 아쉬운 1년차 성적을 거뒀다. 택시, 대리 등 내비게이션 외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카카오모빌리티의 아성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모빌리티는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모빌리티 ‘절대강자’ 입지를 굳혔다.


11월·12월 당기순손실만 243억원… 대리·택시 시원찮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의 지난해 11월~12월 매출은 252억, 당기순손실은 24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1일을 기점으로 SK스퀘어(402340) 자회사로 이관됨에 따라 4분기 중 10월 실적은 공시에 반영되지 않았다. 다만 티맵은 연간으로도 수백억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티맵은 지난해 3분기(9월 30일)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230억을 기록했으나, 이는 상반기 우티 현물출자에 따른 자산 처분이익이 회계적으로 반영된 착시 효과다. 티맵 측은 “영업이익이 난 적은 없으며, 3분기에 실제로는 146억원 정도 손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현재 분사 초기로 투자에 집중하는 단계인 만큼 적자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다만 문제는 ‘내비게이션 그 이상’을 꿈꾸며 내놨던 신규 서비스들의 성과가 기대보다 부진하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7월 대리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기존 강자인 카카오와 콜업체 등에 밀려 점유율은 1%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리는 수수료라는 확실한 수익모델을 갖고 있어 모빌리티 업계에서 몇 안되는 ‘캐시카우’”라며 “티맵으로선 수익성 확보할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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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와 손잡고 내세운 ‘우티’ 택시도 카카오 독점에 균열을 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4월 출범한 우티는 그간 할인 쿠폰 살포, 테슬라 택시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이용자 유치에 힘썼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정식 통합 앱 출시 당시 50만명이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2월(52만)에만 증가했다가 1월(49만), 2월(47만)에는 지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2월 MAU는 같은 기간 카카오 T MAU(979만)의 5%에 불과하다.

MaaS 전략 시원찮았나…2025년 상장 목표 ‘빨간불’ 진단도


지난해 12월 애플리케이션(앱) 개편 이후 이용자가 외려 줄고 있다는 점도 뼈아프다. 티맵은 지난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MaaS)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용자경험(UX)을 대폭 개편했다. 내비게이션 중심이던 메인 화면에 대리운전, 킥보드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추가한 것이 변화의 골자다. 하지만 11월 1272만 명이던 이용자는 △12월 1258만 명 △1월 1253만 명 △2월 1230만 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UX 개편이 앱의 직관성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데이트 이후 애플 앱스토어에는 “킥보드 등 자주 사용하지 않는 메뉴가 첫 화면에 추가돼 불편하다", “내비 앱이라는 기본에 충실하기 바란다" 등의 비판적인 리뷰가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2025년까지 기업가치 4조 5000억을 인정받아 상장하겠다는 목표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맵의 주력 서비스인 내비게이션은 무료 서비스인 만큼 수익 모델 확보가 어렵다”며 “신규 론칭한 서비스로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현재까지 결과물로는 가능성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티맵 측은 “화물중개 사업, 티맵 오토 등 기업간(B2B) 사업 확대로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모빌리티는 첫 흑자 전환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 5465억, 당기순이익 271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초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카카오도 마냥 웃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골목상권 침해’ 이슈와 같은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페이의 먹튀 논란으로 상장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장은 “모빌리티 업계는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업종이라 유난히 상장까지 우여곡절이 많다”고 설명했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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