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으로 유명한 뮤직카우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와 손잡고 국내 최대 규모의 음원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 다양한 음원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뮤직카우의 기업가치를 키우는 동시에 음원을 유망 투자처로 확실히 자리 잡게 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스틱은 또 뮤직카우에 전환사채(CB) 형태로 1000억 원을 투자해 ‘제2의 하이브’ 투자 신화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은 뮤직카우에 총 4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우선 음원 투자 펀드 조성에 3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뮤직카우는 최근 자산운용사인 ‘뮤직카우포트폴리오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 형태로 설립했으며 스틱 측이 투자하는 자금을 운용하게 된다.
음원 저작권을 사들이는 펀드는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로 피네이션 등 몇몇 업체가 조성한 펀드도 100억~300억 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뮤직카우와 스틱의 3000억 펀드가 출범하면 음원 거래 시장에 엄청난 폭발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스틱은 이르면 이달 중 투자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IB 업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스틱은 이번 투자로 음원 펀드의 대형화에 물꼬를 트면서 향후 유망한 음원 IP를 확보하는 데 실탄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라며 “뮤직카우의 펀드에 최대 출자자(LP)는 물론 단독 투자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스틱은 또 뮤직카우의 사업 확대를 겨냥해 1000억 원의 CB를 인수, 뮤직카우의 자금력을 보강하는 한편 주요 주주 자리를 예약하기로 했다. 스틱 측은 이번 투자 후 뮤직카우의 기업가치를 7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 뮤직카우가 진행한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1500억 원 안팎이었다.
스틱이 뮤직카우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콘텐츠 분야, 특히 음원 IP 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면서 BTS 소속사인 하이브 투자의 대박을 재연해 보겠다는 의지로 전해졌다. 스틱 측은 지난 2018년 10월 약 1000억 원을 하이브에 투자해 지난해까지 모든 지분을 9600억 원가량에 처분, 엄청난 투자 수익을 올린 바 있다.
2016년 설립된 뮤직카우는 여러 개로 쪼갠 음악 저작권료 참여 청구권을 투자자들이 뮤직카우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뮤직카우는 이 같은 독창적 사업 모델과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올 2월 중순 기준 회원 수가 1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하며 100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 누적 거래액도 3400억 원을 넘어 1년 전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앞서 산업은행과 LB인베스트먼트·프리미어파트너스 등이 뮤직카우의 주주로 참여해 총 32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음악 스트리밍 시장의 빠른 성장 속에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과 연계해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음원은 이미 세계적으로 우량 투자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주요 음반 업체인 유니버설뮤직과 워너뮤직·BMG 등이 음원 저작권 확보에 투자를 늘리고 있고 세계 최대 PEF인 블랙스톤이 지난해 10월 영국의 음원 투자회사와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006800)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뮤직카우는 스틱의 이번 투자를 발판으로 내년 중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IB 업계는 내년 상장 시 뮤직카우의 기업가치를 2조 원 안팎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