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냉전 종식의 상징' 러 맥도날드, 문 닫는다

美서 불매운동 확산 조짐 부담

스타벅스·펩시코도 사업 중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맥도날드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타스연합뉴스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맥도날드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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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냉전 종식의 상징이던 러시아의 맥도날드 매장이 문을 닫는다. 스타벅스와 펩시코 등도 사업을 중단한다.

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앞으로 러시아 내 847개 점포를 일시적으로 폐쇄한다고 밝혔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갈등과 유럽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무고한 사람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지난 1990년 러시아 모스크바 푸시킨 광장에 문을 연 맥도날드는 한때 냉전 종식의 상징으로 통했다. 수만 명의 러시아인들은 당시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섰는데,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음식점의 오픈이 아니라 서방에 대한 소련의 완전한 개방을 상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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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의 발표 이후 스타벅스도 러시아 내 130개 매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코카콜라도 “우크라이나에서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부당한 영향을 견뎌내고 있는 사람들과 우리의 마음이 함께한다”며 러시아 내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펩시코도 러시아에서 펩시 등의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펩시코는 인도주의적 이유로 유제품과 분유 등의 생산은 계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러시아에서 1000여 개의 KFC 매장과 50여 개의 피자헛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얌브랜즈도 러시아에서의 영업과 투자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들 중 상당수는 가맹점 계약을 통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실제 영업이 중단되는 매장의 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이들 기업에 큰 시장이다. 맥도날드의 경우 전체 수입의 9%를, 펩시코의 경우 4%를 차지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도 영업 중단을 택한 것은 계속되는 불매 움직임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러시아에서의 서비스를 중단한 넷플릭스 등과 달리 맥도날드와 코카콜라 등이 영업을 고수하자 대중은 이들 기업을 비판했고 소셜미디어상에는 ‘보이콧맥도날드’와 ‘보이콧코카콜라’ 등의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배우 겸 영화감독인 숀 펜은 트위터에 “코카콜라와 맥도날드가 러시아에서의 사업을 중단할 때까지 우리는 제품 구매를 보류하거나 친구들에게도 구매를 다시 고려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며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뉴욕주 연금펀드의 토마스 디나폴리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러시아에서의 사업이 리스크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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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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