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재계 "규제 완화·노동 유연성 제고 절실…기업가정신 되살려달라"

[20대 대선-각계 제언]

팬데믹·우크라 사태 겹치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커져

조세제도 개선 경제 활성화

유턴 기업엔 인센티브 강화

균형잡힌 노동 정책도 주문





기업들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과 저성장 구조 고착화에 대한 우려를 떨칠 수 있도록 새 대통령 당선인이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달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각종 제재 조치가 뒤따르며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이 성장해온 토대인 글로벌 자유무역이 큰 위협을 받고 있다. 기업들은 이럴 때일수록 새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폭적인 육성책과 규제 개선을 주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재계는 정부 차원에서 △공급망 다변화 지원 △유턴기업 인센티브 강화 △사업 재편 활성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 △원격의료 체계 마련 △벤처 생태계 활성화 등 적극적인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첨단 기술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와 지원 정책을 펼치는 만큼 한국 역시 민간과 함께 전략산업을 발굴하고 자금 지원과 중장기 기술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을 수 있는 종합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 개선은 0순위 과제로 꼽힌다. 기업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기업가 정신을 약화시키는 규제를 풀어 기업을 뛰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재계의 오랜 바람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는 논평에서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기업가 정신이 존중받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차기 정부가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구자열)는 “새 정부는 급변하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발맞춰 무역구조 혁신과 수출의 역동성 회복에 역량을 집중해주기를 바란다”면서 “산업의 혈관인 공급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미래 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규제 개혁을 통해 수출 경쟁력 향상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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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나 고령화 등 대외 변수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대한상의(회장 최태원)는 논평을 통해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국가 역량을 결집해 국가사회 발전과 경제 재도약의 길로 이끌어주기를 간곡히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부진,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그 어느 때보다 당선자의 리더십이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 기업들이 마음 놓고 투자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평했다.

중소기업들은 새 정부에 균형잡힌 고용·노동 정책을 주문했다. 그간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정책에 무게를 둔 결과 중소기업의 성장이 가로막혔다는 진단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월 ‘차기 정부 중소기업 정책 방향’을 조사한 결과 최우선 해결 과제로 ‘고용과 노동정책의 불균형(33.7%)’을 꼽았다. 차기 정부가 중점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노동 규제 유연화(40.5%)’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고용이 없는 노동은 있을 수 없는데 중소기업은 과도한 노동 규제로 인해 고용을 늘리는 것은 고사하고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조세정책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크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252명을 대상으로 ‘새 정부에 바라는 조세제도 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이 ‘경제성장 지원(70.2%)’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사업구조 재편 지원(16.3%)’ ‘코로나19 피해지원을 위한 세수확보(6.7%)’ 순이었다.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구조의 급변에 따라 복지 지출의 확대는 불가피하더라도 단순히 증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기보다는 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는 방식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법인세와 상속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1.8%) 대비 3.2%포인트 높은 25%다. 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속세 최고세율은 기업 활동을 움츠리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이들 모두 합리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들로서는 최저임금, 노동시간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거나 불필요한 경우 철폐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연구개발(R&D)에 대한 충분한 정책적 지원 등도 함께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이나 배임죄 등으로 기업인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내려지고 있다”면서 “새 정부는 규제 철폐에 확실히 앞장서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임진혁 기자·이완기 기자·김지희 기자·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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