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초접전으로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가 결국 정권 교체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당선의 기쁨도 잠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달콤한 축배를 즐길 여유조차 없다. 두 달 뒤 공식 출범할 새 정부 앞에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우크라이나 사태로 '3차 오일쇼크’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물가는 4%를 향해 뜀박질하고 있다. 이제는 저성장 속에 물가는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코로나19 상황도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대를 넘길 만큼 악전고투 그 자체다.
문제는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다.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는 규제 정책,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재정을 통한 무분별한 자금 살포, 시대착오적 노동·에너지 정책 등으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지난 2000년대 초반 5%에서 2.0%까지 추락했다. 인구 절벽이 가팔라지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10년 내 0%대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김인준 서울대 명예교수는 “차기 정부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고 선거 국면에서 양산됐던 포퓰리즘적 정책에 집착하면 우리 경제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같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위기 극복의 해법은 꺼져가는 성장 엔진의 시동을 다시 거는 데 달려 있다. 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과감한 규제 개혁으로 실종된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나친 정부 개입으로 무너진 시장 기능을 복원하고 세대·지역·성별로 갈라진 국민들을 통합하는 일도 시급하다.
탈원전에 멍든 에너지 정책의 균형을 되찾고 희망과 활력을 잃은 노동·교육 구조를 뜯어 고치는 작업도 차기 정부 앞에 놓인 과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초래한 2차 냉전 체제는 외교 안보 정책의 새로운 균형 추를 다시 맞춰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 이에 서울경제는 ‘이런 나라를 만들자’라는 시리즈를 통해 한국 경제의 새 도약을 위한 과제와 해법을 차례대로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