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전환을 앞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지정학적 위기까지 확대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에만 2조 20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넉 달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 변동 폭도 커졌을 뿐 아니라 스와프레이트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내 달러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은 ‘2022년 2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통해 “국제금융시장은 미 연준의 긴축 전망이 지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에 주로 영향을 받으며 주요 가격지표가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주요국 금리는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했는데 안전 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미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자금은 순유입 규모가 축소됐다. 특히 주식 자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18억 6000만 달러 순유출됐다. 지난 2월 말 환율(1202원 30전) 기준으로 2조 2362억 원 규모다. 주식 자금은 넉 달 만에 순유출 전환했다. 반면 채권 자금은 공공 자금과 민간 자금 모두 유입되며 34억 9000만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우려에 따른 유가 급등 영향으로 8일 1227원까지 급등했다. 2020년 5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2월 초만 해도 1190원대 초반까지 하락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후 반등했다. 전일 대비 변동률은 0.26%로 1월(0.22%) 대비 확대됐다. 3월 이후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른 만큼 변동성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달러 자금 사정을 볼 수 있는 원·달러 스와프레이트(3개월물)는 1월 0.65%에서 2월 0.25%로 0.40%포인트나 하락했다. 스와프레이트는 선물 환율에서 현물 환율을 뺀 값을 현물 환율로 나눈 것으로 금융기관의 자금 사정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스와프레이트 하락은 달러 조달 비용이 올랐다는 것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한은은 “미 연준 긴축 우려에 따라 내외 금리 차가 상당 폭 축소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며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 투자 목적 외화 자금 수요도 발생하면서 스와프레이트가 상당 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