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가총액 2위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주가가 11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40만 원 선이 무너졌다.
코스피200 지수 편입으로 공매도 제한이 풀리면서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매도하려는 수요가 몰리며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지는 대차거래잔고가 쌓이고 있는 만큼 추가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전일 대비 6.35% 내린 39만 1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상장 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주가가 40만 원 선이 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을 각각 1860억 원, 938억 원어치 내다팔며 주가를 끌어내렸고, 개인은 2766억 원어치를 담았다. 97조 6950억 원이었던 시총은 이날 하루에만 6조 2010억 원 증발해 91조 4940억 원으로 주저앉아 90조 원대 시총도 위태롭게 됐다.
주가 급락은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스피200 지수 편입 첫날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공매도 거래 대금은 2279억 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가장 많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거래 대금 6778억 원 대비 공매도의 비중은 33.6%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서 이날부터 공매도 허용 대상이 됐다. 현재 공매도는 코스피200·코스닥150 편입 종목만 가능하다. 증권가에서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의 기계적 유입이 지수 편입 기준일 직전에 마무리된 점을 고려할 때 공매도 등 주가 하락을 예상한 매물 출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공매도 대기 자금 성격인 대차잔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상장 당일 13억 원에 불과했던 대차잔고는 꾸준히 늘어 전날 기준 1조 459억 원으로 급증했다. 패시브 자금 유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에서 대차잔고 물량이 공매도를 통해 매물로 나올 경우 주가가 또 한번 충격에 빠질 수 있다.
다만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1월 27일 상장 직후인 59만 8000원 고점 대비 이날 종가 기준 주가 하락률은 34.61%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미국 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오는 2023년 1조 6000억 원, 2024년 2조 4000억 원으로 향후 3년간 예상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이 46%에 달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2025년 400GWh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미국에서 약 200GWh 내외 생산능력(CAPA)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