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반짝' 무역 흑자, 한달만에 적자로

■ 'O의 공포' 우려가 현실로

이달 수출액 전년比 15% 증가

무역수지 적자는 14억弗 기록

올들어 누적 규모 53억弗 육박

"유가상승에 수입액 늘어난 탓"





국제 유가 급등 여파로 이달 들어 1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14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5% 늘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원유를 중심으로 한 수입액이 더 크게 늘어난 결과다. 지난달 ‘반짝 흑자’로 돌아섰던 무역수지가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청은 이달 1∼10일 무역수지가 13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누적 적자 규모는 52억 9000만 달러로 불어났다. 정부 관계자는 “수출은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연초부터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수입액이 늘면서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3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으나 이달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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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10일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늘어난 201억 2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액(187억 3500만 달러)이 전년 대비 14.9% 증가했지만 늘어난 에너지 수입액을 만회하지 못했다. 수입 품목별로 보면 원유 수입액이 25억 1400만 달러로 43.6% 급등했다. 원유 가격과 맞물린 가스(17억 7700만 달러)와 석유제품(8억 1600만 달러) 수입액도 각 87%와 46.3%씩 늘었다. 품목별 수출 실적을 보면 △반도체(28.5%) △철강제품(25.6%) △컴퓨터 주변기기(53.1%)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대체로 늘었다.

원유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는 만큼 이 같은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기준 연초(1월 3일) 배럴당 76.9달러를 기록했던 국제 유가는 지난 10일 기준 115.3달러까지 뛰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금수 조치를 취한 가운데 국제 유가가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이면서 한국 경제가 재정 적자와 경상수지 모두 적자를 기록하는 ‘쌍둥이 적자’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외한 통합재정수지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외 신인도를 가름하는 두 지표가 악화하면 국가 신용도에 악영향을 끼치며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


세종=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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