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등 명목으로 수억 원을 가로채 도박자금으로 탕진한 전 인터넷 광고대행 업체 대표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2부(박양준 정계선 성지호 부장판사)는 14일 사기·업무상 횡령·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45·무직)씨에게 각각 징역 2년·징역 3년을 선고한 두 건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광고대행 업체 대표이사로 있던 2019년 4월 거래업체 B사 대표에게 주식 관련 사업을 새로 하려 한다며 초기 투자금 명목으로 3억7101만원을 받아 채무 상환이나 회사 운영 자금, 개인 생활비 등에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개인 채무가 2억 원이 넘는 등 신용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A씨는 2020년 3월께 부하 직원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이 투자금 역시 부족한 회사 운영 자금을 메꾸는 데 쓸 목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이외에도 다른 거래업체 등에 광고대행을 해 준다거나 동업을 제안해 투자받는 등의 방식으로 속여 8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있다. 그는 빌린 돈을 도박자금과 생활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에게는 그해 10월 직원 10명을 예고 없이 해고하면서 임금과 연차수당, 해고예고수당, 퇴직금 등 모두 7800여만원을 법정 기일 내에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추가됐다.
이들 혐의로 두 건의 재판에 나눠 넘겨진 A씨는 1심에서 모두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판결들의 각 죄는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피해 회복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