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우크라 대리모 낳은 신생아들…친부모 못찾고 지하실에"

아기들 국적 불명확…이동·출국도 문제

일부 대행업체서 대리모 대피 모색

지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한 병원에서 주민이 갓 출산한 아기를 안고 병원 침대에 누워 있다.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AP연합뉴스지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한 병원에서 주민이 갓 출산한 아기를 안고 병원 침대에 누워 있다.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대리모'가 낳은 신생아들이 친부모를 찾지 못한 채 지하 방공호에 갇혀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한 아파트 지하에 신생아 19명이 고립된 사정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대리모 출산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나라로 꼽힌다. 아이들의 친부모는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지에 있다. 하지만 아이의 시민권은 아직 불명확하다. 우크라이나 법에 따르면 신생아의 국적을 확인하려면 친부모가 출석해야 하는데 전쟁으로 출입국이 막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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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통에 언제, 어떻게 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있을지도 문제다. 해외에 있는 친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데려가는 일도 역시 난제다. 이달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키이우 여행을 계획했던 미국인 아일린 코넬은 WSJ에 "제 아들을 어떻게 데려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넬의 대리 출산을 맡은 우크라이나 애나는 2주 전 "정말로 전쟁이 일어나는 곳에서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요"라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리모 대행업체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대리모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리 출산을 돕는 호주의 비영리 단체 그로잉 패밀리스는 대리모 출산아를 해외로 데려가기 위해 민간 보안업체를 알아보기도 했다. 이 단체의 설립자 샘 에버링엄은 "아기나 대리모를 대피시켜 달라는 요청이 전세계에서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전세계에서 약 800쌍이 우크라이나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총동원령으로 출국이 금지된 남자 가족과 헤어져야 한다는 이유로 해외 대피를 꺼리는 대리모들도 적지 않다. 대피를 돕는 업체들은 이들에게 출국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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