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교가 감염 숙주"…서울 확진 1주새 '더블링'

집단급식·낮은 접종률 '환경 취약'

지난주 학생·교사 확진 5.7만명

전국적으로도 23.5% 가파른 증가

대규모 교육공백·학습격차 우려

학생들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학생들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미크론이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서울 일선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이른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률이 성인들보다 크게 낮은 데다 집단 급식까지 이뤄지는 등 감염 예방에 취약한 환경 때문이다. 특히 교내 감염이 동거 가족 등 가정에까지 전파되면서 학교가 ‘감염 숙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대규모 학습 공백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주(3월 7~13일) 서울 학생·교직원 코로나 확진자는 학생 5만 2684명, 교직원 4589명 등 5만 7273명으로 집계됐다. 전주 2만 7491명 대비 2배 이상, 3주 전 5854명보다 10배 폭증했다.



초등학교 확산세가 가장 컸다. 초등학생 확진자는 전체 확진자의 절반 수준인 2만 6680명에 육박했다. 1만 명당 확진자 발생률 역시 초등학생이 667.9명으로 가장 높았다. 고등학교 1·2학년 552.0명, 중학생 530.3명, 고등학교 3학년 523.8명, 유치원 368.4명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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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확진자 역시 초등학교가 167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등학교 1144명, 중학교 1038명, 유치원 346명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주 교직원 확진자는 총 4589명으로 전주 2369명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도 확산세가 가파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달 8~14일 전국 유치원, 초중고 학생 33만 4979명이 확진됐다. 직전 일주일(3월 1~7일) 학생 확진자 27만 1142명 대비 23.5% 급증했다. 교직원 확진자 역시 2만 7120명으로 같은 기간 5867명 증가했다.

교내 확진자가 폭증하는 이유는 집단 급식 등 감염 위험이 높은 환경 탓이다. 특히 초등학생에 해당하는 만 5~11세는 이달 31일부터 첫 접종을 시작하는 등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률이 성인 대비 크게 낮다는 점도 취약 요소다. 14일부터는 동거 가족이 확진 판정을 받더라도 백신 접종 유무와 상관없이 등교가 가능해져 확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교내 감염이 가정으로 이어지면서 학교가 오미크론 감염 숙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아들이 먼저 감염된 후 남편과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아이가 어려 뒷바라지를 하다 보면 감염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내 확진자 폭증으로 교육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확진 학생만 수업에 빠지고 나머지 학생들은 수업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 학습이 제공돼도 한계가 있고 증상이 심할 경우 학습이 불가한 만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경남의 한 고교 교사는 “확진 학생에게 학습 지원을 하고는 있지만 자료를 올리는 정도로 사실상 공백 상태”라며 “심지어 교사 확진자도 증가하고 있어 교육 공백이 더욱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확산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학습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교육계는 교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당국에 대책을 주문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데 확진 가족 등교가 가능해지는 등 방역 지침이 느슨해져 학교가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학습 결손에 따른 학력 격차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등교 지침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중섭 기자·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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