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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다방] 오류처럼 찾아온 사랑의 도출값 '시맨틱 에러'

[리뷰] 왓챠 오리지널 '시맨틱 에러'

풋풋한 청춘 캠퍼스물

반대가 끌리는 이유



직접 맛보고 추천하는 향긋한 작품 한 잔! 세상의 OTT 다 보고 싶은 'OTT다방'


'시맨틱 에러' 스틸 / 사진=왓챠'시맨틱 에러' 스틸 / 사진=왓챠





코딩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뜻하는 '시맨틱 에러'는 평온하던 일상에 오류처럼 찾아온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날 괴롭히던 오류가 일상에 스며들고, 아무리 오류를 제거하려고 해도 처음 있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그 오류를 사랑이라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삶의 결과가 도출된다.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시맨틱 에러'(극본 제이선/연출 김수정)는 컴퓨터공학과 추상우(박재찬)의 완벽하게 짜인 일상에 에러처럼 나타난 안하무인 디자인과 장재영(박서함)의 캠퍼스 로맨스를 그린다. 추상우는 모든 사고가 효율성에 맞춰진 원리원칙주의자다. 그는 여러 가지 이유로 조별 과제에 참석하지 않은 팀원의 이름을 가차 없이 빼버릴 정도로 차가운 심장을 가졌다. 추상우의 이름 빼기 때문에 졸업에 실패한 장재영. 그는 복수를 위해 추상우가 가장 싫어하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복수였지만, 붙어있으면서 점점 추상우에게 호감을 느낀 장재영은 "이제 잘 지내보자"고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 그러나 인간관계를 깊이 맺지 않은 추상우는 장재영을 밀어내기만 한다. 그러다 디자이너와 기술자로 다시 만나게 된 추상우와 장재영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가까워지고, 호감을 넘어 사랑의 감정까지 도달한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극과 극의 캐릭터다. 혼자 다니는 추상우와 늘 친구에게 둘러싸여 있는 장재영은 성향부터 다르다. 사소한 것 하나도 효율적이냐를 따지는 추상우에게 인간관계는 불필요한 것이지만, 사람 간의 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재영에게 이런 태도는 딱딱하게 느껴진다. 일을 할 때도 추상우는 마감 시간과 원칙을 정해놓는 스타일이고, 장재영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감성을 발휘하는 편이다.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이들이 사랑에 빠진 건 반대가 끌리는 이유 때문이다. 내가 갖지 못한 점을 상대방에서 찾고, 이를 동경하다가 사랑으로 발전한 경우다. 이는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사용되는 장치다. 장재영이 계획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원칙을 중요시하는 추상우에게서 매력을 느끼고, 추상우는 능구렁이처럼 자신의 삶에 스며든 장재영에게 묘한 감정을 것처럼.

사랑 앞에서도 정반대의 태도를 보인다. 장재영이 신경 쓰여 일상이 불가능해진 추상우는 장재영이라는 오류를 제거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전으로 돌아가기는커녕 그의 잔재로 더욱 힘들어지고, 문제 상태를 기존으로 돌리기로 마음먹는다. 일련의 과정이 컴퓨터 알고리즘처럼 짜여 있다. 반면 장재영은 불도저다. 호감이 가면 호감을 표현하고, 질투가 나면 질투도 표현한다.



서로를 싫어하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는 클리셰는 알고 봐도 재밌다. 괴롭히다가 정이 들고, 정이 호감으로 변모하고 결국 사랑에 이르기까지 감정선이 섬세하게 그려지기 때문. '시맨틱 에러'도 마찬가지다. 짧은 회차 안에서 주인공의 감정이 세세하게 그려지고,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감정이 변모하는 순간을 강조한다. 상대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 상처를 치유해 주는 장면, 소품실에 함께 숨어 있는 장면 등이 긴장감 있게 연출되면서 감정의 변화를 유연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캠퍼스를 배경으로 삼아 강의실, 도서관, 벤치 등의 장소에서 풋풋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인스타그램에 나올 법한 '힙'한 장소가 꾸준히 등장하면서 10, 20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네온사인 가득한 골목길,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등은 그야말로 요즘 감성이다. 모든 것이 어우려져 한 편의 청량한 청춘 로맨스가 탄생했다.

◆ 시식평: 잘 만들어진 클리셰는 봐도 봐도 질리지 않다.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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