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후쿠시마서 7.4 규모 지진…11년 전 악몽에 공포에 떤 일본 열도

수도권·동북 지역 크게 흔들려 주민 대피

日 정부 "오전까지 4명 사망, 107명 부상"

후쿠시마 원전수조 냉각 일시 정지되기도

日 기상청 "일주일간 강진 또 발생 가능"

17일 일본 도호쿠 미야기현의 한 초밥집 사장이 전날 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지진으로 부서진 자신의 식당을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17일 일본 도호쿠 미야기현의 한 초밥집 사장이 전날 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지진으로 부서진 자신의 식당을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강타했던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또 다시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수도권과 동북 지역 일대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 수백 명이 사상하는 등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11년 전 사고가 났던 원전 기능도 한때 중단돼 일본 열도가 밤새 공포에 떨었다.

17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36분께 도호쿠 지방의 후쿠시마 앞바다 해저 60㎞ 지점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지와 인접한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 발령된 쓰나미 주의보는 30㎝정도의 비교적 작은 쓰나미가 관찰된 후 새벽 5시께 해제했다.



우려됐던 대형 쓰나미는 없었지만, 이번 강진으로 일본 각지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진도 6강(기어서 이동해야 하는 수준)의 흔들림이 관측된 미야기·후쿠시마현에서는 거리에 건물 벽돌이 쏟아지고 지붕이 내려앉으며, 수도 도쿄에서도 건물이 2~3분 동안 흔들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의 오래된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붕괴를 우려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수도권에서 220만 건에 달한 정전은 이날 오전 중 대부분 복구됐다.

관련기사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진으로 인해 4명이 사망하고 107명이 다친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다만 NHK가 자체 집계한 부상자 수가 이날 정오 기준 최소 194명인 것을 감안하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특히 후쿠시마 제2원전 1·3호기에서 사용후연료 수조의 냉각 기능이 2시간 동안 일시 정지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긴장감을 키웠다. 후쿠시마 주민들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의 기억을 떠올리며 불안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원전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확인했다. 후쿠시마와 미야기현 사이를 운행하던 고속철도 신칸센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도 있었지만 승객·승무원 81명은 모두 무사했다.

16일 밤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그 여파로 미야기현 시로이시 인근의 신칸센이 탈선한 모습. AFP연합뉴스16일 밤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그 여파로 미야기현 시로이시 인근의 신칸센이 탈선한 모습. AF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추가 강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후루무라 다카시 도쿄대 지진연구소 교수는 NHK에 “후쿠시마현 앞바다와 주변 지역은 평소 지진 활동이 활발한 곳”이라며 “동일본대지진의 영향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지진이 계속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기상청도 향후 1주일 간 최대 진도 6강 정도의 지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김태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