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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강보험 정부지원은 국가의 책무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

건보 정부지원 올해말 만료 예정

한시적 지원 삭제…법 개정 필요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남의 일처럼 생각되던 확진이란 말이 요즘은 나의 주변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다수의 국민들이 일상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공공 의료 체계가 아직까지 잘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보험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예방 접종부터 검사와 치료까지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또 최전선에 애쓰고 있는 의료 인력에 대한 보상도 지원한다.

건강보험은 비단 감염병 재난 상황에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보장성 강화 대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중증질환, 아동과 노인 같은 취약계층 보장률이 개선됐다. 이른 바 3대 비급여 항목(간병비·상급병실료·선택진료비)의 급여화 완료, 본인부담 상한액 인하 등으로 인한 저소득층 지원 등이 이뤄지면서 국민의 의료비 부담도 완화됐다.



앞으로도 건강보험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결국 재정이 관건이다. 건강보험 수입은 보험료와 정부지원금으로 구성된다. 법은 정부가 보험료 예상 수입의 20%를 지원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건강보험법에 의한 정부 지원이 올해 말로 만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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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정부 지원은 지난 1988년 농어촌 지역주민에게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취약해진 지역조합 재정 건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시작됐다. 2000년 지역과 직장의 건강보험조합이 하나로 통합되고 의약 분업으로 재정 적자가 심각해지자 2002년 재정건전화특별법에 의해 지역보험 재정의 50%를 정부가 한시적으로 지원하도록 명시했다. 그러다 2007년 건강보험법을 개정해 직장과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전체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정부가 지원하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이 같은 정부 지원은 예산 범위·보험료 예상 수입·상당 금액 등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반복되는 과소 지원과 일몰 규정으로 인한 한시적 지원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특히 당초 2011년까지였던 한시적 지원이 2016년까지로 연기됐고, 다시 1년 연장되었다가 2022년을 끝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15년 동안 건강보험료 수입의 20%를 정부가 지원해 오면서 국민들은 자연스럽게 정부 지원금을 국가의 책무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의 인식은 국민들의 인식과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정부 지원의 원천은 세금이므로 결국 보험료든 정부 지원이든 궁극적으로는 국민이 부담한다. 그러나 부담의 형평성과 국민적 수용성, 경제적 상황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보험료가 계속 인상되면 기업은 인건비 부담 때문에 고용을 기피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일자리 감소와 빈곤층을 양산하게 된다. 이 때문에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정부지원과 보험료 수입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부 지원의 도입 취지·건강 보험의 역할·국가의 책무를 고려할 때 정부 지원은 현행보다 더 증가돼야 한다. 즉, 한시적 지원 규정을 삭제하고, 모호한 규정을 명확히 해 최소한 보험료 수입의 20%가 지원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하면 정부 지원의 확대 필요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현재 건강보험의 정부 지원과 관련된 법률 개정안 4개가 국회 계류 중이다. 이번 만큼은 더 이상의 지원 기간 연장이 아닌 명확한 법 개정으로 국민 부담을 덜어주어야 할 것이다. /김진현 서울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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