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A53·33 5G를 공개하고 애플 아이폰SE 3세대와 국내 동시 사전예약에 나선다. 스마트폰 세계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있는 양사가 보급형 시장에서 ‘정면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앞서 공개한 아이폰SE 3가 프리미엄급 ‘두뇌’를 지녔다면, 갤럭시A 신제품은 디스플레이와 카메라에서 경쟁작을 앞선다. 삼성전자는 전제 제품군 중 판매량이 가장 많은 갤럭시A를 앞세워 10년 연속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수성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7일 온라인으로 '삼성 갤럭시 A 이벤트 2022’를 열고 갤럭시A53 5G와 갤럭시A33 5G를 공개했다. 두 제품은 5nm 모바일AP와 4개 후면 카메라, 90~120Hz 주사율의 6.4~6.5인치 슈퍼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새로운 갤럭시 A 시리즈는 갤럭시의 우수하고 혁신적인 모바일 경험을 더욱 가치 있게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갤럭시A53·33은 보급형 시장에서 아이폰SE 3와 직접 경쟁하는 제품이다. 공개 시점도 미묘하다. 갤럭시A53은 18일부터 국내 사전예약을 받는다. 이날 애플은 북미 등 1차 출시국에 아이폰SE 3를 출시하고, 한국에서는 예약을 시작한다. 삼성전자가 아이폰SE 3세대를 겨냥해 갤럭시A로 맞불을 놓은 구도다.
두 제품은 가격대가 비슷하고 5G를 지원한다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각자 내세우는 장점이 다르다. 아이폰SE 3는 아이폰13과 동일한 A15 칩셋을 탑재해 ‘두뇌’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비견한다. 다만 화면은 4.7인치 LCD로 60Hz 주사율만 지원한다. 후면 카메라도 1개 뿐이다. 특히 배터리와 카메라에 대한 평가가 차갑다. 워싱턴포스트는 “배터리 수명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후면 카메라가 1개 뿐이어서 망원 줌이 없고 야간 촬영도 실망스럽다”고 비평했다. 뉴욕타임즈는 “아이폰13 미니보다 세부표현이 나쁘고 색감도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공급난도 겪고 있다. 주요 생산기지인 ‘폭스콘’ 공장이 위치한 중국 선전시가 코로나19로 봉쇄된 탓이다.
갤럭시A53·33은 중저가형 모바일AP를 사용했지만 6인치 대 AMOLED 대화면에 주사율도 각각 120Hz, 90Hz로 높아 보다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준다. 카메라는 OIS(광학손떨림방지)를 지원하고, 후면 카메라는 각각 4개가 달렸다. 갤럭시S22에서 강조했던 저조도 촬영 성능도 함께 개선했다. 배터리는 두 제품 모두 5000mAh로 대용량이다. 두 제품 모두 코닝 고릴라 글래스5를 탑재하고 IP67 등급 방수방진을 지원한다. 원 UI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데이트도 최대 4회, 보안 업데이트는 최대 5년 지원한다. 단순 연산성능 외 아이폰SE 3의 단점으로 꼽히는 부분에서 갤럭시A53·33가 앞선 셈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수성을 위해 이번 갤럭시A 시리즈의 성공이 절실하다. IT 통계 전문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7.8%였다. 2020년까지 7년 연속 기록하던 30% 이상 점유율이 깨졌다. 2위인 애플 점유율은 27.3%로 격차는 0.5%포인트에 불과했다. 2013년부터 9년간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수성해왔지만 격차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가장 판매량이 많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갤럭시A12로, 연간 판매량이 5180만 대에 달했다.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20%에 달하는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애플이 아이폰SE 신제품을 공개하지 않았던 만큼 올해 교체 수요가 많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번 갤럭시A 시리즈가 지난해 이상으로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제품은 4월부터 전세계에 순차 출시한다. 국내에서는 갤럭시A53를 4월 1일 우선 출시한다. 국내 사전예약은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다. 가격은 59만9500원이다. 갤럭시A33 국내 출시 시기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