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예술감독 도전한 '프리마 발레리나' 김지영 "내 맘속 소년·소녀 느껴봐요"

25일 마포아트센터서 '원데이' 공연

스타 무용수·안무가 등 대거 참여

잔잔한 수채화 같은 선율·몸짓 선사

"나의 삶 표현하는 실험적 작품"

발레리나 김지영. 사진 제공=마포아트센터발레리나 김지영. 사진 제공=마포아트센터




“발레 하면 흔히 떠올리는 화려한 테크닉이나 스킬 등은 없지만 잔잔한 수채화, 추상화 같은 느낌으로 준비했어요. 와인으로 비유한다면 ‘내추럴 와인’ 같다고 할까요.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 같아요. 관객 분들이 저희 공연을 보고 숨겨놓은 마음 속의 소년·소녀를 끄집어내셨으면 좋겠어요”



발레리나 김지영을 말할 땐 국립발레단 최연소 입단, 국내 최초의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국립발레단의 영원한 프리마 발레리나’ 등 화려한 이력과 수식이 뒤따른다. 2019년 국립발레단 퇴단 후에도 경희대 교수로 학생을 가르치는 동시에 지난해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등 여러 공연에 참여했던 김지영이다. 그러던 그가 예술감독이란 새로운 도전을 조심스레 시작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서울 마포아트센터의 기획공연 ‘김지영의 원데이(ONE DAY)’에서다. 직접 무대에도 오른다. 스포츠로 치면 ‘선수 겸 감독’인 셈이다.

지난 1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인근 카페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김지영은 “아주 조심스레 조용히 만들어보자 했는데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 놀랐다”고 말했다. 공연 기획은 항상 ‘숙제 같은 것’이었다는 그는 이번 공연을 위해 프로그램 기획과 캐스팅은 물론 예산이나 각종 일정 조율 같은 현실적 부분까지도 직접 부딪혔다. 김지영은 “직접 무대에 서는 퍼포머로서도, 기획자인 프로듀서로서도 사람들의 기대감이 높아 그저 무탈히만 끝냈으면 좋겠다 생각 들 만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발레리나 김지영. 사진 제공=마포아트센터발레리나 김지영. 사진 제공=마포아트센터



이번 공연의 제목인 ‘ONE DAY’는 단 하루 동안 열린다는 의미와 사람이 한 번밖에 못 산다는 뜻과 더불어 ‘김지영이 선사하는 특별한 하루란 의미’도 담았다. 국립발레단 시절 오랜 콤비였던 안무가 김용걸이 조력하며, 전 베를린 슈타츠오퍼 발레단원 이승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손유희·이현준·강민우,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한상이, 전 우루과이국립발레단원 윤별, 전 독일라이프치히발레단원 박정은 등 스타 무용수들이 대거 참여한다. 모두 김지영과 함께 무대에 섰던 이들이다. 넷플릭스 ‘스위트홈’, JTBC ‘공작도시’ 등의 드라마에 등장한 발레리나 사진들을 비롯해 여러 작업을 함께했던 사진가 바키가 포스터 사진을 촬영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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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관심을 모으는 건 2부에서 선보일 신작 ‘치카치카’(Chica Chica)다. 스페인어로 소녀를 뜻하는 ‘치카’(Chica)와 이를 닦는 모양을 꾸미는 우리나라의 의태어 '치카치카'의 중의적 의미를 담아, 소녀가 양치질을 배우듯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가는 과정을 담는다. 김지영은 “어감이 예뻐서 정한 제목인데, 제 삶을 표현하는 실험적 작품”이라며 “사람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잔잔한 시 같은 느낌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김지영의 ONE DAY’ 포스터. 사진 제공=마포아트센터오는 25일 열리는 ‘김지영의 ONE DAY’ 포스터. 사진 제공=마포아트센터


네덜란드에서 발레단 활동을 함께 했던 가까운 사이인 안무가 김세연의 작품으로, 김지영과 후배 무용수 3명이 프로코피예프 피아노곡의 선율에 맞춰 춤을 춘다. 이야기 나누던 김지영이 ‘항상 내 맘엔 아직도 소녀가 살고 있어’라고 한 말에 영감을 얻은 김세연이 안무를 짰다.

발레의 급속한 대중화 속에 명실상부 스타 발레리나로 자리잡은 김지영이지만, 자신의 공연에 웬만해서는 만족하지 못하는 편이다. 영상으로 다시 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할 만큼 기준이 높다. 예술감독 첫 도전인 이번 공연은 어떤 의미가 될까. “평소 공연을 하고 5, 6년 정도가 흐르면 영상을 다시 볼 수 있을 정도로 내려놓게 돼요. 이번 공연은 10년 정도 뒤에 보면 스스로 ‘잘했다’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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