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디지털 장막 피하자' …러시아에서 부는 '사이버 망명' 바람

러, 해외 SNS 및 언론사 웹사이트 차단했지만

VPN 등 규제 우회 프로그램 다운로드 '급증'

지난달 텔레그램 다운로드 270만 회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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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정부의 각종 접속 차단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가상시설망(VPN) 프로그램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해외 정보 유입을 막기 위해 ‘디지털 철의 장막’을 치고 나섰지만 국민들은 이를 피해 사이버 망명에 나서는 모습니다.



21일(현지 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용자의 IP를 암호화해주는 프로그램인 토르(Tor)의 러시아 사용자 숫자는 지난해 11월 1만 명에서 3개월 만인 지난달 약 4만 8000명으로 늘었다. 이는 앞서 러시아 당국이 접속을 차단한 트위터, 페이스북, BBC 등 해외 SNS와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 통로로 토르가 부상한 데 따른 영향이다. 트위터는 지난 9일 토르를 적용한 다크웹 버전의 러시아용 웹사이트를 새로 개설했다. 지난 2019년 이미 이같은 웹사이트를 구축한 BBC는 최근 러시아인들에게 토르를 활용해 자사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다고 적극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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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의 21일 러시아 앱 다운로드 순위 집계. 센서타워 홈페이지 캡처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의 21일 러시아 앱 다운로드 순위 집계. 센서타워 홈페이지 캡처


당국의 규제를 우회해 해외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VPN 이용도 급증하는 추세다. CNN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일주일 간 러시아의 5개 VPN 앱 다운로드 횟수가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를 통틀어 270만 회에 달했다고 지난 15일 보도했다. 이같은 추세는 지금도 여전하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의 집계를 보면 이날 러시아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된 앱 상위 다섯 개가 모두 VPN 앱이었다. 구글 앱스토어의 상위 5개 앱도 3위인 텔레그램을 제외하면 모두 VPN 앱이다.

뛰어난 보안으로 유명한 SNS인 텔레그램에서 전쟁 정보를 접하려는 러시아인도 대폭 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의 텔레그램 다운 횟수는 270만 회에 달했다. 지난해 11월에 비해 약 50% 증가한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의 독립 언론인 일리아 발라모프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계정의 팔로워 숫자가 전쟁 전 약 25만 명에 불과했지만 개전 후 130만 명으로 5배 가량 증가했다고 전했다. 당국의 정보 통제를 피해 텔레그램으로 모여드는 러시아인들이 많아지면서 뉴욕타임스도 지난 14일 텔레그램 계정을 개설해 전쟁 관련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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