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우크라, 국가가 아니다"…러, 500만 학생에 'Z 애국교육'

'평화의 수호자' 수업으로 애국교육 시행

초등생도 줄지어 'Z' 표식…러시아군 지지

러시아 국민 68%가 "우크라 침공에 찬성"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 키즐랴르 직업교육대학에서 애국 교육으로 학생들이 평화의 수호자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 키즐랴르 직업교육대학에서 애국 교육으로 학생들이 평화의 수호자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이른바 'Z 교육'이 확산하고 있다. 'Z'는 러시아군의 표식으로 러시아 제국주의의 새로운 상징물로 떠올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전역 학교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특별 '애국 교육'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크라브초프 러시아 교육부 장관은 지난 3일 500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평화의 수호자'라는 수업을 이수했다고 말했다.



해당 교육의 내용은 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역설한 우크라이나 역사와 수정주의 이론 등을 담고 있다. WP가 수업 자료를 확인한 결과 "우크라이나는 실제로 국가로 존재한 적이 없는 말로로시야(소 러시아)로 불리는 작은 땅이었다", "지금 우크라이나는 소련이 만든 것이고 크림반도는 1991년 소련이 붕괴할 때 우연히 우크라이나에 넘어갔다"는 내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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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애국 수업이 이뤄졌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러시아 다게스탄공화국의 키즐랴르 직업교육대학의 한 교사는 인스타그램에 학생들이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을 올리며 "러시아 전역에서 이뤄진 공개 온라인 수업이 있었다. 1000여명의 학생이 세계의 수호자에 대한 영상을 시청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카잔의 한 병원 앞에서 불치병에 걸린 아이들과 호스피스 직원들이 'Z' 모양으로 줄을 서고 있다. /트위터 캡처러시아 카잔의 한 병원 앞에서 불치병에 걸린 아이들과 호스피스 직원들이 'Z' 모양으로 줄을 서고 있다. /트위터 캡처


러시아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대학교 등 전 학생들에게 이런 애국 교육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학생들을 동원해 Z표식 관련 사진이나 영상 등을 제작하고 있다. 러시아 카바르디노발카르 공화국 메이스키의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한 교사는 SNS에 Z표식을 든 학생들 사진을 올리며 "러시아군을 지원하는 우리 반 학생들의 플래시몹"이라고 적었다.

한편 러시아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러시아 국영 여론조사기관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 68%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질문에는 '전쟁' '침공'이라는 단어를 빼고 "러시아 정부의 특수 군사작전을 찬성하는가"라고 물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17일 러시아 소도시 토크조크에서 열린 전쟁 지지 시위를 소개하면서 "지방에 사는 러시아인들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고 서방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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