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34년만의 다섯쌍둥이 무사 퇴원…군인부부 “매일 육아 전쟁이지만 행복”

김진수·서혜정 대위 '육아 전투'

출산 때 1㎏서 현재 4㎏ 웃돌아

시어머니까지 나서 육아 도와줘

밤엔 3명이 호흡 맞춰 분유 먹여

정부 지원 산후도우미 있지만

5명 모두에겐 해당 안돼 아쉬워

지난달 28일 병원에서 퇴원한 후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다섯 쌍둥이. 첫째 소현(왼쪽부터), 넷째 이현, 셋째 서현, 다섯째 재민, 둘째 수현. 연합뉴스지난달 28일 병원에서 퇴원한 후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다섯 쌍둥이. 첫째 소현(왼쪽부터), 넷째 이현, 셋째 서현, 다섯째 재민, 둘째 수현. 연합뉴스




출산 전 김진수 대위와 서혜정 대위 부부.출산 전 김진수 대위와 서혜정 대위 부부.


“매일 전쟁을 치르듯 다섯 쌍둥이를 키우고 있지만 아이들이 나란히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행복합니다.”

지난해 11월 18일 서울대병원에서 다섯 쌍둥이를 출산한 육군 17사단 수색대대 김진수 대위와 육아휴직 중인 서혜정 대위는 다섯 쌍둥이 육아에 하루하루 눈코 뜰 새가 없다. 다섯 쌍둥이 출산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이며 국내에서는 지난 1987년 이후 34년 만의 일이다. 일반 태아보다 다소 왜소했던 다섯 쌍둥이는 무럭무럭 자라 생후 100일 전후 모두 무사히 병원에서 퇴원했다. 출생 당시 1㎏ 정도였던 몸무게는 현재 4㎏을 웃돈다.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관사에서 육아 중인 다섯 쌍둥이 엄마 서 대위는 21일 “병원에서 여러 검사와 수술을 받고 지난달 28일을 마지막으로 다섯 쌍둥이가 모두 무사히 퇴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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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쌍둥이 중 딸 4명의 이름은 김소현·수현·서현·이현이다. 밝게 크라는 뜻에서 ‘밝을 현(炫)’ 돌림자를 썼다. 아들 재민 군은 씩씩하고 강하게 자라라는 바람에서 ‘강할 민(民+頁)’을 이름에 넣었다.

다섯 쌍둥이 육아는 매일매일 치르는 전투와 같다. 육아는 서 대위와 남편 김 대위, 시어머니가 전담하고 있다. 밤에도 3명이 호흡을 맞춰 2∼3시간 간격으로 다섯 쌍둥이에게 분유를 먹이고 재운다. 서 대위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깨는 대로 먹이고 재우다 보니 밤에 잘 못 잤는데 지금은 체계를 잡아 아이들이 동시에 깨고 잔다”며 “한 아이를 안고 있을 때는 누워 있는 아이가 울더라도 바로바로 안아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편이 주말 당직 근무로 육아를 하지 못할 때는 서 대위의 부담이 커진다. 서 대위는 “남편은 2시간 정도 일찍 퇴근하거나 늦게 출근하면서 육아를 하고 있다”며 “당직 때는 어머니와 제가 둘이서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심리적이나 체력적인 면에서 더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정부 지원 산후도우미는 서 대위에게 큰 힘이 되지만 다섯 쌍둥이가 모두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부부의 소망은 다섯 쌍둥이가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것. 서 대위는 “남편과 다섯 쌍둥이 중 운동선수도 나오고 골고루 다양한 직업을 가졌으면 한다는 농담도 한다”며 “남편과 저처럼 군인도 나와서 국가를 위해 복무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서 대위는 “출산 이후 많은 주목과 축하를 받았다”며 “여러 기업과 군 출신 선배들이 도와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육아를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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