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플랫폼·2차전지 등 낙폭과대 성장주부터 볕든다 [고비 넘긴 증시…투자 전략은]

디스플레이·IT하드웨어 5% 반등

조정폭 컸던 종목 위주로 매력 쑥

코스피기업 PER 10배 수준 하락

저가매수 적기 분석 목소리 커져

대외변수 영향 적은 내수주도 주목





글로벌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린 3월 코스피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낙폭 과대 성장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코스피 기업들의 미래 이익 추정치 대비 현 주가 수준을 의미하는 주가수익비율(PER) 배수가 10배 수준까지 내려앉으며 저가 매수 대응이 유효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경기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며 관망 심리도 함께 짙어지고 있는 만큼 대외 리스크에 대한 노출도가 낮은 내수 종목들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증시는 그간 조정 폭이 깊었던 주요 성장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 탄력이 두드러졌다. 세부 업종별로는 디스플레이(5.5%), 정보기술(IT) 하드웨어(4.9%), 소프트웨어(4.9%), 건강관리(4.9%)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경기 민감주(가치주)에 해당하는 조선(-5.2%), 화장품·의류(-3.7%), 유틸리티(-3.6%) 업종 등은 부진한 모습이었다.



성장 업종들이 반등한 것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막을 내리며 글로벌 증시를 뒤흔든 불확실성이 일부 걷혔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이달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정책금리 기대 정도를 보여주는 점도표를 통해 올해 6차례 정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리 인상 압력이 낮아지면서 그간 가격 부담이 지속된 성장주 중심의 순환매 장세가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4거래일 동안 성장주 성과는 가치주 성과를 웃돌았다”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면서 시장 반등세는 다소 약해질 수 있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질수록 가치주에 비해 성장주의 성과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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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올 들어 약 10% 하락하면서 저가 매수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은 10.7배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의 15배 대비 크게 내린 수준이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의 시장 가치인 주가가 기업의 내재 가치(이익) 대비 몇 배의 평가를 받느냐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배수가 높아질 경우 이익 대비 주가가 고평가, 낮아질 경우 저평가됐다는 식이다. 개별 주식의 적정 PER 배수가 얼마인지에 대한 기준은 정해진 게 없지만 증권가는 대체로 PER 10배 이하는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높다.

지수 전체가 조정을 받은 상황에서 PER 배수가 5배 이하인 저평가 우량 기업들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기업 194곳 중 29곳의 PER가 5배 이하였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가 적정 수준을 밑돌고 있는 만큼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면서 “과거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직후부터 3개월간 코스피가 상승할 확률은 62.5%, 6개월 75.0%, 1년 기준 62.5%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다만 지수가 저점은 찍었으나 강하게 반등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아직은 지배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장기화와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정책에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주 연준위원들의 연설이 예정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과 긴축 정책에 대한 의견을 피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외 리스크에 방어력이 좋은 종목에 투자할 기회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관점에서 대외 리스크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종목들은 피해갈 필요가 있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용이한 업종, 대외 리스크와 연관이 적은 국내 내수 소비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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