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우크라 침공으로 세계 식량 공급망 사실상 마비"

WFP "760만~1310만 명 추가로 기아에 내몰릴 수 있어"

전쟁 장기화 조짐…피해 더 커질듯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인근 지역인 미콜라이우에서 밀이 자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인근 지역인 미콜라이우에서 밀이 자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의 곡창지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받으면서 전세계 식량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사태로 이미 최대 1310만 명이 기아에 내몰렸으며, 전쟁 장기화 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식량공급망이 마비되면서 식량공급 부족 문제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세계 곡물시장 점유율은 밀 27%, 보리 23%, 해바라기유 53%, 옥수수 14%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빵 바구니'라고 불릴 만큼 넓은 곡창지대를 지녔으며, 러시아도 옥수수와 밀, 보리 등을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수출길이 막히면서 세계 시장에서 식량 가격이 치솟고 있다. 밀과 보리 가격은 전쟁 전보다 각각 21%, 33%씩 오른 상황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물류 마비와 에너지 가격 상승, 가뭄·홍수·산불 등 자연 재해 등으로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도 오르고 있던 곡물가격에 불을 지핀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극빈국의 기아 발생 위험성이 더욱 커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아프리카나 중동 등지의 빈국은 코로나19와 연료 가격 급등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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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심각한 건 전쟁의 장기화 조짐이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25일이 지났다. 양국이 휴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파종 시기를 놓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경작지 30%가 전쟁터로 피해를 봤고 피란길에 오른 수많은 국민들 때문에 농사를 지을 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결국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전쟁터가 된 곡창지대가 정상화 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미 팬데믹으로 기아 인구가 18% 증가했으며 이달 초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식량 시장에 미친 영향만으로도 760만~1310만 명이 추가로 굶주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상황은 재앙 위에 또 다른 재앙이 더해진 것"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와 같은 상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국내도 예외일 수 없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2월 기준 t당 수입 곡물 가격은 2013년 5월(388달러) 이후 8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밀은 수요 대비 공급이 원할하지 않아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2월 수입 밀(메슬린 포함)의 t당 가격은 369달러로 1년 전보다 37.3%, 2년 전보다는 46.6% 급증했다.

옥수수의 가격 오름세는 더욱 가파르다. 수입 옥수수의 t당 가격은 335달러로 1년 전보다 40.1%, 2년 전보다는 63.4% 올랐다.

수입곡물가격 상승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더욱 가파라질 전망이다.


윤진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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