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대로 '사이버전쟁'을 선포한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이번엔 러시아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일부 다국적 기업들에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어나니머스는 22일(현지시간) "우리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며 범죄적인 크렘린 정권에 세금을 납부하는 모든 기업들에 요구한다"며 "48시간을 주겠다. 러시아에서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기업들이 철수를 하지 않을 경우 해킹 목표로 삼겠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러시아 시장을 떠나지 않기로 한 르로이 메를린과 오샹, 데카트론 등을 향해서도 "대량학살의 희생자들과 연대하기보다 이익을 우선시했다"고 비난했다. 어나니머스는 또 아직 러시아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세계 1위 식품회사 네슬레를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를 떠나라"고 재차 압박했다.
한편 어나니머스는 러시아 정부기관과 언론, 통신 감독기구 등을 해킹하는 데 성과를 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에 대해 '사이버 로빈후드'란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 국방부 등 정부 사이트, 국영 석유기업인 가즈프롬 등을 해킹한 것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어나니머스의 주장을 검증하는 작업에 참여한 사이버보안 업체 '시큐리티 디스커버리'의 공동 설립자 제러마이아 파울러는 이런 주장이 사실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검증 보고서에 "어나니머스는 러시아의 일부 고가치 표적과 기록물, 데이터베이스에 침투한 매우 유능한 집단인 것으로 입증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