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의 한 폐양식장에서 토막나거나 심하게 훼손된 길고양이 사체 5~7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체 훼손이 심해 정확한 피해 개체 수는 파악하기 힘든 상태다.
22일 포항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21일 새벽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의 한 폐양식장에서 심하게 훼손된 고양이 사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또 이곳에서 살아있는 고양이 총 9마리를 구조했다.
카라는 ‘폐양식장에서 누군가 고양이를 죽이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새벽 시간 버려진 양식장을 급습했다. 단체는 이곳에서 가죽이 벗겨지거나 토막난 동물 사체를 발견했다. 사체는 원래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한 쪽에서는 누군가가 사용한 흔적이 있는 가스버너와 물통·바구니 등도 발견됐다.
폐양식장 인근에서 잠복해온 카라 활동가들은 20대 남성 A씨로부터 자신이 고양이를 죽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는 A씨가 폐양식장 안에 고양이 사료 등을 놓아두는 방식으로 굶주린 고양이를 유인하거나 아예 직접 포획하는 방식으로 고양이를 이곳에 가둬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이 폐양식장에서의 고양이 학대 흔적은 모두 정리된 상태다.
단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습된 고양이 사체는 범죄현장의 증거물로 쓰이게 됐다”며 “무고한 고양이들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의 행위에 대해 시인한 만큼 자세한 사건 경위 등을 밝혀내기 위해 추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