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초미세먼지가 나쁨을 기록한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북악팔각정을 찾은 한 시민이 뿌옇게 보이는 북한산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지난해 우리나라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2020년보다 개선 추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공기질 감시·공기정화 기술업체인 아이큐에어(IQAir)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세계 117개국 6475개 도시의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 평균농도를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지난해 18.9㎍/㎥(이하 단위 ㎍/㎥)을 기록해 2020년(19.5)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한국의 PM2.5 평균농도 순위는 117개국 중 2018년 27위(24.0), 2019년 26위(24.8), 2020년 41위(19.5), 지난해 54위(18.9)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이 순위가 낮을 수록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아 대기질이 좋다는 의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PM2.5 초미세먼지의 경우 낮은 농도에서도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연평균 농도를 5.0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
서울의 지난해 PM2.5 평균농도는 19.7로 세계 각국 수도 중 오염도 45위였으며, 국내 조사 대상 도시 중 오염도가 WHO 기준보다 낮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또 WHO 회원국의 공기중 PM2.5 평균농도도 WHO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6475개 도시 가운데 WHO 기준보다 오염도가 낮은 곳은 222곳(3.4%) 뿐이었고 93개 도시(1.4%)는 오염도가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당면 과제로 서울 등 수도권과 공장 등이 밀집한 산업지역의 공기 오염이 높다는 점과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가뭄으로 고비사막에서 불어오는 황사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또 가장 주목할만한 점으로 서해에서 기온 역전으로 발생한 바다 안개가 한반도 전체의 대기와 환경 조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꼽았다. 바다 안개가 동아시아 지역의 대기 오염 물질을 한반도로 운반하고 바다 안개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으로 에어로졸이 생성되면서 한국 서해안 뿐 아니라 수도권 내륙 지역의 PM2.5 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은 세계에서 PM2.5 오염도가 가장 높은 도시 50곳 가운데 46곳을 차지해 공기의 질이 가장 좋지 않은 지역으로 꼽혔다.
방글라데시는 지난해 PM2.5 평균 농도가 76.9로 202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세계에서 대기 오염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 기록됐다. 인도도 지난해 오염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도 뉴델리는 96.4로 각국 수도 중 오염도가 가장 높았다. 오염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 1위와 2위 역시 인도의 비와디(106.5)와 가지아바드(102)였다. 처음 조사에 포함된 아프리카 차드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오염도가 높은 나라로 조사됐다.
2014년부터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벌이는 중국은 지난해 PM2.5 농도가 평균 32.6으로 2020년도보다 60% 이상 감소했으나 순위는 22위로 2020년도(14위)보다 떨어졌다. 중국에서 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는 북서부 신장의 허톈시로 연평균 PM2.5 농도가 모래폭풍 등으로 인해 101.5을 기록, 오염도가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도시가 됐다.
세계에서 공기가 가장 깨끗한 지역은 남태평양 섬나라 뉴칼레도니아(3.8)였고 핀란드는 5.5로 PM2.5 농도가 선진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